"혹시라도 정보가 유출될까 걱정했습니다"

26일 오후 대한축구협회 이영무 기술위원장의 신임 축구 대표팀 사령탑 발표를 마치는 친 순간 김호곤 축구협회 전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4월부터 비밀스럽게 진행된 딕 아드보카트 후임 감독 선정 프로젝트가 철저한 비밀 속에 안전(?)하게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김 전무는 "아침 조간신문에 혹시라도 신임 감독에 대한 기사가 뜨지나 않을까 걱정했다"고 웃음을 지었을 정도다.

김 전무의 평가대로 이번 베어벡 신임 감독의 선정은 말 그대로 '007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깜짝스럽고 비밀스럽게 진행됐다.

이영무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기술위원들은 독일월드컵 기간 대표팀 숙소인 독일 쾰른 인근 베르기시-글라드바흐의 슐로스 벤스베르크 호텔에 모여 3차례의 기술위원회를 개최했다.

회의를 통해 해외 지도자에게 지휘봉을 또 맡기기로 결정한 기술위원회는 신임 감독 선정에 따른 시행착오를 줄인다는 의미에서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2006 독일월드컵까지 2회 연속 한국 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은 베어벡 코치를 우선 협상 대상자로 확정하고 협상을 시작했다.

기술위원들은 이 위원장에게 모든 선임 권한을 위임했고, 이 위원장은 결국 베어벡 수석코치에게 새로운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축구협회가 이토록 비밀원칙을 고수한 것은 역대 대표팀 감독 선정과정에서 지나치게 여론에 휘둘렸을 뿐 아니라 정보가 외부로 새면서 협상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던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축구협회는 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의 경질 이후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의 선임과정에서도 우선협상 대상자였던 브뤼노 메추 감독의 정보가 외부로 흘러나가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끝에 결국 '본프레레 카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비밀은 지켜졌지만 '베어벡 카드'가 최상의 선택이었는 지의 여부는 말 그대로 베어벡 신임 감독과 축구협회의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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