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보다 더 큰 추석선물이 어디 있겠습니까”
3일 오후 포스코와 포항시가 실로 오랜만에 마음을 열고 화해의 악수를 나눴다.
포스코역사관 개관식이 있었던 지난 7월3일로부터 꼭 두달째. 그 사이에 환경단속을 둘러싸고도 서로 어색한 관계가 있었지만 이날 정장식 포항시장과 강창오 포스코사장이 마주잡은 손은 화합의 악수이자, 앞으로 더 나은 관계를 위한 다짐의 악수였다.
‘누가 잘하고 누가 못했는가’를 따지기 전에 포항시와 포스코간의 불편한 관계는 당사자뿐 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도 당황하게 하고 짜증나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포항이 없었다면 그 희생의 터전 위에 세워진 오늘날의 포스코는 없었을 것이고, 또 포스코직원도 포항시민이고 포스코가 없었다 해도 현재의 세계적인 철강도시 포항도 없었다.
서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물과 고기’의 관계가 등을 돌려서는 안된다.
장기적인 경기침체, 실업난, 산적한 지역현안, 포항의 미래 청사진 등… 함께 노력해도 어려운 문제들이 지금의 포항앞에 쌓여 있다.
마침 이날 정장식시장과 포스코임원들간의 대화는 그동안 형식적인 인사말수준을 넘어 실질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진솔한 이야기로 시작돼 상대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끝을 맺었다.
정시장은 그동안의 불편함을 훌훌 털어야 하며 무엇보다 지역경제가 어려우므로 포스코가 지역경제회복을 위해 윤리강령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차원에서 건전한 소비활동을 강화해줄 것을 직접 당부했고 송도문제등에 대해서도 직접화법은 피하면서도 ‘성실한’ 중재자가 되겠다며 조속한 해결의지를 부탁했다.
포스코도 “‘지역협력방안’이 임원토론회 주제로까지 올랐으며 솔직히 소홀했던 점이 있었다는” 고백도 했다. 이 자리에서 지역 빈곤계층에 대한 특별지원등 더 적극적인 대(對) 지역활동을 다짐했다.
이날 ‘선물안주고 안 받기’를 전개하고 있는 포스코 근로자들도 정장식 포항시장이 가지고 온 피로회복제 드링크 한박스는 기쁜 마음으로 나눠 마셨다.
물질의 선물이 아니라 마음의 선물이었기 때문이다.
‘포항시민이면서도 포스코직원’이기도 한 근로자들은 이 한병의 드링크가 몇 개월간 지속된 포스코와 포항시간의 소모적인인 갈등과 피로감을 깨끗이 날려줄 값진 선물이었으면하고 기대했다.
이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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