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걸러 하루씩 1淸 1雨라는 신조어를 만드는가 했더니 추석 명절 끝에 44년 전의 악몽을 재현하듯 사라호 태풍에 버금가는 엄청난 피해을 가져다 준 태풍 매미호가 마무리를 했다.
길고 지루하기만 했던 여름을 뒤로 한채 계절은 하늘이 높고 푸른가을의 문턱으로 들어 섰다. 자연은 이렇듯 오묘한 법칙을 좇아가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 어두운 그늘로 드리워진 사회적 병폐는 걷힐 줄 모르고 날이 갈수록 깊어만가고 있다.
특히 우리사회에 만연된 도덕 불감증은 그 도를 넘어 이젠 아예 일상사가 되어 꿈과 희망을 가지고 밝은 미래를 내다보며 열심히 살아가는 대다수의 시민들을 허탈과 실의에 빠져들게 한다.
법정에서 수백만원을 잔돈이라며 재판관과 국민들을 놀라게 했던 굿모닝 시티의 윤창열 게이트 사건을 비롯하여 날만 새면 카드빚으로 인한 사건 사고가 꼬리을 물고 있고 경제가 발달하고 문명이 발달할수록 컴퓨터등을 이용한 신종범죄 또한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의 정치판을 보면 국회의원을 비롯한 위정자는 국리민복을 위한 의정 활동보다는 당리당략과 자신의 안위을 일삼고 오로지 재선에 급급해 볼썽사나운 모습만 연출하고 있다. 한마디로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하나도 없어 이제 국민들은 식상하고 신물이 나있다.
지방분권 시대을 맞아 지방자치단체장이란 정직과 성실로 주민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어야하건만 전북 임실군에서는 사무관 승진 인사를 하면서 무려 여섯명에게나 1인당 3천만원씩 수수하여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事3書5(사무관 3천만원 서기관 5천만원)를 사실로 확인케 하였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자치 단체의 70%가 대가를 받고 있는데 유독 임실군만 부각시킨다며 억울하다고 항변했다는 대목이다.
지방자치단체야말로 우리나라의 정치·행정의 중핵이며 제일선이라 할수있다. 지방화 시대에 들어선 지금 우리는 그 어느때 보다 공동체 의식과 건강한 시민정신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매관매직 행위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일반 국민들은 또한 어떠한가. 이른바 ‘강남불패’라는 신화을 쫓아 부동산 투기를 일삼고 있다.
강남아파트의 경우 자고 나면 수천만원씩 올라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수많은 서민들에게 원망과 비판을 자아내게 하고 특히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이 수시로 발표될 때마다 잠시 주춤하다가 아랑곳없이 올라 비웃기라도 한다니 기가 찰 노룻이다. 지나친 이기주의와 물질추구의 황금만능주의, 한탕주의가 빚어낸 결과라고 본다.
이러한 사회적 병페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정치를 하는 국회의원이나 법을 집행하고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이나 관료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가와 여론을 주도하는 사회 지도층 인사 등 특정인들의 잘못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사회의 각분야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데서 비롯된다고 본다. 잘못된 제도와 운영의 미숙에 따른 총체적 잘못이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우리사회의 변화는 우리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변화을 통해서만 이루어 질 수 있다. 사회의 그늘진 부분을 모두 없애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 모두의 권리이자 의무인 것이다.
깨끗한 정치와 투명한 행정, 밝은 사회를 원한다면 위정자나 부패한 인물들이 원초적으로 우리사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 병폐을 발본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이제는 작은것과 자신의 주변에서부터 실천해야 할 때다.
시민모두가 깨어있는 주인의식으로 거듭나야하며 올바른 권리행사로 사회적 병폐에 대한 책임질줄 아는 현명한 국민이 되어야 한다.
이 창 배 <한국도덕운동협의회 대구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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