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하고 성실한 자세로 일해온 사람이었는데. 앞으로 영천시정 우째되노. 부하직원들의 일그러진 충성경쟁 때문이다. 왕성한 시정활동으로 벌여놓은 사업들은 우야노. 전국적으로 자치단체장들 가운데 이런 문제와 관련해 자유로운 사람 누가있노”
2일 전국 최초로 한약축제 행사 개막식에 참석한 영천시민들은 박진규 영천시장 구속에 대해 동정론이 주류를 이루면서 앞으로의 시정을 걱정하는 분위기도 많았다.
대체로 영천시민들의 여론은 일그러진 시정을 나무라면서도 박시장의 구속만큼은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뇌물혐의 여부를 떠나 영천시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승진 문제를 둘러싸고 충성경쟁을 벌이는 공직자들의 태도를 비난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일부 인사들의 고질적인 편가르기가 지탄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점도 영천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대목이다.
민선자치시대를 맞으면서 정재균 시장이 뇌물의 덫에 걸려 낙마한 것도 편가르기에서 출발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저런 명분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양분된 일부 인사들끼리 내분 때문에 벌어진 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이번 사건도 선거를 전후해 시작된 파벌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승진뇌물 사건이기는 하지만 실제는 편가르기가 화근이다. 어쨌든 박시장 구속은 그가 취임이후 의욕적으로 펼쳐온 각종 사업들에 대한 차질을 우려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국 최고의 한약제 시장율을 점유하고 있는 영천시의 획기적 사업인 한약축제가 열리던 날 영어의 몸이 된 박시장에 대한 동정론과 앞으로의 시정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한약축제 행사를 진행하는 공무원들 얼굴에도 수심은 가득했다. 골프장 유치, 승마장 휴양림 조성 등 굵직한 사업들을 어떻게 추진할지 걱정스럽다고 한숨짓는 공무원들이나 영천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시민들 모두가 가해자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 없다.
고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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