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이란 한 번 입력된 사고방식을 바꾸지 못하거나, 아니면 한 번 주입된 사상이나 학습 내용을 상황 따라 적응시켜 나가지 못하는 일방적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기 주관에 묻혀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나 설명에 귀를 잘 기울이지 않으려 하면서 자기 생각에 대한 과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과 일을 같이 한다든지 아니면, 어떤 주제를 가지고 회의를 하게 되는 경우 발전적인 결론에 도달하기란 그만큼 어렵게 되는 것이다.
‘고정관념 와장창 깨기’의 저자 최윤희 님은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사회적 통념을 넘어서서 변화된 삶을 추구하자고 외치고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고정관념의 틀에 사로잡힌 삶을 살 때가 있다. 고정관념이 지나치면 흑백논리 속에 빠져 들게 되고, 흑백논리 속에 빠져들게 되면 자기 동굴 속에 빠져 자기 우상화로 빠져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말보다 쉬운 것은 아니다.
삶의 연륜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욱 더 어렵고 힘들어진다. 하지만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면 결코 자신이 행복해 질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 자신이 속한 공동체도 힘들게 만들 수 있다.
지금 세대교체의 바람이 정치권과 기업체에서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세대교체란 어떤 의미에서는 고정관념 깨뜨리기라고도 볼 수 있다. 21세기를 살면서 20세기의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정보화 시대에 아직도 삐삐를 고집하는 사람들, 온라인 시대에 아직도 보따리 장사만을 고집하는 사람들, 우주시대에 아직도 계수나무가 몇 그루 있을까? 에 몰두하는 사람들....벗어나야 한다.
개혁, 변화, 혁신이라는 말들이 쏟아져 나온 지 어제 오늘이 아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그 때 그 시절을 노래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벗어나야 한다.
파울로 코엘료의 <나는 피에트라 강가에서 울었다>라는 소설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주인공 남자와 여자가 나누는 대화 중에 “나는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쳤다. 잔은 흔들렸지만 떨어지진 않았다. 조심해! 그가 본능적으로 외쳤다. 잔을 깨버려. 나는 고집했다. 잔을 깨버려. 그건 상징적인 몸짓이야. 유리잔 보다 훨씬 소중한 것을 깨뜨려도 행복할 수 있어. 네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싸움을 멈추고 이 잔을 깨.
부모님들은 우리에게 유리잔과 우리 몸을 조심해서 다루라고 가르쳤어. 어렸을 때는 연애를 하면 안 됐고, 늘 신부님 곁에 있어야 했지. 그들은 사람은 기적을 행할 수 없고, 목적지도 없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고 가르쳤어. 잔을 깨, 제발, 그래서 우리를 이런 어리석은 편견들로부터 자유롭게 해 줘.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한다는,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롭게 해달란 말야. 잔을 깨, 나는 다시 한 번 말했다.>
사람이 유리잔 속에 갇히기 시작하면 유리잔의 소중함만 보게 된다. 유리잔 밖의 세상을 보지 못한다.
진정 세상으로 나오는 길은 유리잔을 깨트려야만 한다. 유리잔 속에 갇혀 있는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유리잔을 깨트리면 행복이 보인다.
유리잔 깨어질까 걱정하면서 행복을 포기한다면 어리석은 삶이다. 한 번만 깨뜨려보면 삶이 보이고 인생이 보이고 또 다른 누군가를 볼 수 있을텐데.. 유리잔 깨트리지 않으려고 두 손으로 유리잔만 움켜잡고 있다면 불행한 일이다.
내 안의 유리잔을 깨트릴 때 이웃이 보여 지고 또 다른 사람이 보이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유리잔을 부지런히 깨어야 할 상황에 도달해 있는 것은 아닐까?
<나>를 통해 <너>를 볼 수 있는 삶의 변화가 가슴속에서부터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박 재 훈 <포항강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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