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 남정면에 소재한 국내 유일의 화석박물관인 경보화석박물관이 제주도로 이전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경보화석박물관은 최근 포항문화원장으로 취임한 강해중씨가 지난 96년 현 위치에 연건평 600평의 건물에 평생을 바쳐 모은 나무화석과 삼엽충 화석 등 2,500여점의 화석류를 전시해 놓았다.
국내 유일의 화석전문박물관인 경보화석박물관은 개관한 이후 매년 60만명 가량의 학생들을 비롯 16만명내외의 관광객들이 다녀가 포항과 영덕지역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해 왔다.
포항시는 경보화석박물관의 이같은 성과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보해맞이공원에 유치한다는 계획아래 수년간에 걸쳐 박물관측과 협의를 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제주도 지역에서 경보화석박물관을 이전하기 위해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박물관을 방문한 결과 시가 적극적인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아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는 것이다.
본인은 안타까운 마음에 부랴부랴 황성길 포항부시장을 찾아가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4대 성장엔진축중 하나인 해양문화관광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경보화석박물관이 제주도로 가서는 안된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지난 1999년 포항시가 21세기 앞두고 국가공식해맞이공원으로 조성한 대보해맞이공원일대를 해양관광중심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경보화석박물관을 유치해 등대박물관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야한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포스코 및 철강공단에서 생산되는 철강제품과 철 이야기 등을 담은 박물관까지 유치해 포항종합박물관으로 승화시킨다면 대보해맞이공원일대는 해맞이 관광과 함께 전국 최고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박물관단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포항시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대보면 일대는 천혜의 바다경치를 바탕으로 한 천혜의 관광지인데다 이같은 박물관들을 유치할 경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돼 궁극적으로 포항지역이 지나가는 관광지에서 머무는 관광지로 변화될 수 있다.
전국 여타지역의 경우에도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박물관을 유치함으로써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음을 둘러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즉 안동의 하회탈박물관, 경기도 석봉도자기박물관, 강원도 민속박물관 및 태백석탄박물관, 제주도 자연박물관과 중문민속박물관,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공주민속 한산모시관 등 전국에 산재한 이색박물관만 60개를 넘는다.
여기에다 안동시의 경우 모두 310억여원을 들인 산림과학박물관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산시도 현재 128억원을 들여 시립박물관 건립을 추진해 왔다.
이외도 상주역사민속박물관, 청송미술원, 팔공산 박물관타운 등 지역관광자원을 특화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전국 자치단체별로 적극 추진되고 있으며, 포항 역시 시립미술관과 신광비학산자연휴양림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각 자치단체들이 이처럼 관광자원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관광산업이야말로 공해없는 미래의 산업인 데다 지역민의 정서함양에도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국 유일의 경보화석박물관이 제주도로 갈 경우 포항시민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것은 물론 연간 16만명이상의 관광객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는 포항지역 연간 관광객 270만명의 약 6%를 차지하는 수치다.
따라서 포항시는 지금부터라도 경보화석박물관을 대보해맞이공원으로 유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이야 말로 포항시가 해양문화관광도시로 가기 위한 첫발이며, 지역 경제활성화의 밑거름를 만드는 길이라 생각한다.
이상곤(포항지역발전협의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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