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청소년수련관 내 지난해 1월 전문상담원이 배치된 이후 포항시청소년상담실은 지금까지 1만5500건의 상담과 심리검사 등을 수행해 오며 청소년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시청소년상담실은 최근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교내 ‘왕따’문제 등 청소년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밝고 건전한 생활을 돕기 위해 지난 98년 만들어진 것이다.
청소년상담실은 교우관계, 이성문제, 부모와의 갈등 등 청소년들이 안고 있는 다양한 고민과 갈등들을 전문상담과 MBTI(성격유형검사)를 통해 건전한 품성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데 운영위원회, 상담자원봉사회, 또래도우미들로 운영되고 있다.
운영위원회는 김종호 신경정신과의원원장이 위원장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 10명으로 구성해 지역의 청소년상담 관련 정보교환 및 상담실 운영계획, 강의지원 등 상담실 운영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청소년상담실이 특히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상담자원봉사회와 또래도우미 교육을 들수 있다.
상담자원봉사회는 청소년상담에 관심과 열정을 가진 학부모들과 일반인으로 구성돼 있다. 1기 20명, 2기 40명의 상담자원봉사자들이 기본적인 이론교육과 실습교육을 받은 후 또래도우미교육, 심리검사, 전화상담, 집단상담 등의 봉사를 담당하고 있다.
상담자원봉사자들은 ‘상담은 말을 잘하는 것보다 아이(상대)들을 이해하고 공감해 나가는 훈련’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상담역을 성실히 해내고 있다.
현장에서 또래도우미 교육을 하면서 엄마의 입장에서 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고민거리를 덜어주는 역할에 보람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또래도우미교육 성공사례 하나.
평상시 목소리가 작고, 이야기하는 것도 부끄러워하고,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아이가 있었다. 이 아이는 또래도우미 교육을 통해 자원봉사자와 서로 신뢰하고 마음을 털어놓는 사이로 발전했고 어느새 점차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밝은 표정의 예쁜 소녀로 변모해갔다.
한 자원봉사자는 이 학생을 통해 눈에 보이는 모습만이 전체가 아니라 내면에 많은 긍정적인 생각이 숨겨져 있음을 알았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이 소녀는 학교로 돌아가 혼자 있는 친구에게 말을 걸어주고, 친구의 고민을 덜어주고, 함께 밥을 먹으며 ‘왕따’ 없는 교실이 되는데 누구보다 열성적인 또래도우미로 변했음은 물론이다.
상담자원봉사자들은 우리 내면에 꺼진 불은 그냥 꺼질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 의해 불꽃으로 피어오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스스로 놀라고 있다.
현재 포항시 14개 학교에 300명의 또래도우미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좋은 친구되기’에 앞장서고 있으며 어렵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도와주고, 또래의 고민을 상담하는 도우미들이다.
포항시내 모 여중 또래도우미의 성공사례 둘.
한 또래도우미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에게서 버림을 받아 혼자 점심을 먹는 친구에게 다가가 밥도 함께 먹고 얘기도 나누는 사이 그 친구가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했다는 일화다. 마음이 통한 이들은 같이 안아주며 친한 친구가 됐고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해져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는 훈훈한 내용이다. 또 학업성적이 부진하고 숙제도 잘 안 해오는 친구, 술을 좋아하는 아빠에게 쫓겨 집 나온 친구 등 가정형편이 어려운 급우들에게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대해 이제는 친한 친구가 된 사례도 많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바람직한 학창생활이나 사회적응훈련을 위해 포항시청소년상담실은 청소년·가족·학부모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에는 자기성장·진로탐색훈련·자기주장훈련·또래상담자훈련·비행청소년적응 프로그램 등이 있다.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에는 온 가족과 함께 하는 MBTI(성격유형검사)를 통해 가족의 성격 이해를 통한 갈등 해소 및 인간 관계 증진을 도와준다.
같이 살면서도 서로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 이 프로그램은 가족의 유대를 깊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학부모를 위한 프로그램에는 자녀의 발달 단계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바람직한 부모 태도와 자녀와의 대화 기법을 익혀 자녀와 원만한 관계를 다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이와 함께 청소년상담실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비행청소년을 선도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비행청소년들이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인격 발달과 자아발전을 가져와 지난해 2명, 올해 3명 등이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성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상담실에서 일년 내내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두고 가정과 학교, 사회를 연결해주는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
최 숙 경 상담원<포항시 청소년수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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