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년 새해가 밝았다. 온누리에 밝게 쏟아지고 있는 저 햇살이 새해에는 우리 사회를 짓누르는 어두운 그림자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걷어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특히 우리의 그늘진 이웃들에게 새해가 밝은 햇살만큼이나 환한 한해가 됐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부모를 잃고 힘겹게 살아가는 보육원 고아들이나 소년소녀가장들, 기댈 피붙이 하나 없이 쓸쓸히 노년을 보내고 있는 양로원과 독거 노인들이나, 그리고 여러가지 사유로 인해 전과자란 낙인이 찍혀 사회로부터 냉대받는 사람들, 모진 병마에 시달려 가산을 탕진하고 신음하는 사람들, 하루 하루 끼니를 떼우기도 힘에 겨운 가난한 사람들, 우리 이웃들은 모두가 새해 새희망으로 새출발하고 있는 지금도 이들은 여전히 희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배신감과 자괴감,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가진 것이라곤 절망밖에 없다는 상실감에 몸부림치는 이들에게 해가 바뀐다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오히려 이들에게는 새해가 새로운 상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을 따뜻하게 보듬는 일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들이 마음 편히 안기기에는 따뜻한 사랑이 너무 메말라 있다. 이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에는 우리의 사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행정당국이나 기관단체, 극소수의 독지가들이 보태주는 지원금이 이들이 받은 혜택의 전부다. 물질적 궁핍도 그렇지만 이들이 더 못견뎌하는 것은 사회로부터의 오는 사랑과 관심의 결핍이다.
그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도우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으니 그나마 새해를 맞는 마음이 햇살처럼 따뜻해진다. 이번에 선행공무원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받은 성주군청의 이영국씨나 대통령상을 받은 경북도 복지과장 엄지호씨가 바로 그들이다. 이씨는 10여년째 보육원을 찾아 부모없는 아이들이 올곧게 자라도록 物心으로 아낌없이 베풀고 있고, 엄씨 역시 고아나 전과자들을 수십년째 자기몸처럼 정성으로 돌봐왔다.
우리 사회는 이들이 있어 든든하다. 다만 욕심이 있다면 우리 모두 특히 가진자들이 솔선해서 자신의‘넉넉함’을 사회에 보탰으면 하는 것이다. 연간 3천억이라는 거액을 사회에 기부하는 빌 게이츠같은 ‘존경받는 부자’들이 많이 나와 불쌍한 이웃들이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다시 일어서게 하는 ‘희망의 발판’이 돼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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