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아기를 세미나에 데려오면 불편하지 않아요?” “그럼 어떡하니 아기에게 젖을 물려야 되는데?” “그러면 분유를 먹이시지요?” “무슨 소리! 사람에겐 사람의 젖을 먹이고 소에게는 소젖을 먹여야 해.”
몇년전에 경기도에서 열린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여성참여자들의 대화에서 얼핏들은 대화였다. 아기를 안은 산모는 이날 세미나에 발제를 한 유명한 사회단체의 기관장이였다. 아마도 나이도 40세가 훨씬 넘은 나이에 출산한 아이를 세미나장까지 데리고 와서 모유를 수유하고 있었다. 그분의 사회활동과 경력을 잘 알고 있던 터라 그 말을 듣고 매우 감명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모유 수유율은 세계최저수준인 10%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에는 모유수유가 일반적이고 특수한 경우에만 분유 수유를 한다. 특히 질병을 앓고 있는 신생아나 어린이는 모유수유는 필수적이다. 그래서 자기 아기에게 수유하고 남는 모유는 모유은행에 기증을 한다고 한다.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모유를 수유하지 못하는 아기들에게 전달된다. 이렇듯 모유수유가 중요한데도 여성의 사회진출로 인한 여러 가지 불편 때문에 모두가 외면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사회분위기에 더욱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TV의 역할에 매우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의 뉴스와 다큐멘터리등에서는 성의있게 모유의 장점과 필요성에 대해서 매우 관심을 갖고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분유수유가 일반적이고 때로는 이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 물론 미혼의 텔런트나 유명인이 직접적으로 모유수유를 하기 곤란한 점이 있겠지만 그래도 방법을 강구한다면 충분히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올바른 것을 알고도 시행을 하지 않는다면 대중을 위한 매체로서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더욱이 주부시청자가 많은 드라마에서 분유먹이는 장면을 자주 본다면 무의식적으로 주입시키는 결과가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모유는 신생아나 아기들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좋은 음식이다. 중요한 것은 면역학적으로 저항력을 길러주는 상대적 우월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 보다 더 큰 것은 신생아들에게 미치는 정신적 안정감과 심리적 영향이다.
얼마 전 정신의학자의 논문에 젖을 먹이지 않는 사회일수록 너그럽지도 않고 이기주의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었으며 범죄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어머니 뱃속에서 어머니의 심장소리를 들은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그 품이 없어진다면 얼마나 삭막한 고통일까.
그런 의미에서 KBS 수요기획 28일 밤 12시 실험보고 엄마 「젖의 신비」프로그램은 대단히 유익하고 바람직하다. 실험과 영상을 적절히 조화시켜 프로그램이 전달할려는 당위성을 충분히 전달했다. 하지만 시간대가 밤 12시를 넘음으로써 시청자가 그다지 많지 않아 호소력이 떨어진다. 또 너무 미숙아나 신생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성장기에 대한 폐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엄마 젖의 주인은 분명히 아기라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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