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유행어처럼 만들어지기 시작한 ‘기러기 아빠’라는 단어가 이젠 어느덧 ‘자녀를 외국으로 유학 보내면서 아내까지 자녀와 함께 외국으로 떠나보내고 한국에 홀로 남은 가장’을 일컫는 말로 자리 잡게 되었다. 실제 기러기 아빠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는 초ㆍ중ㆍ고 유학생 수는 해마다 급증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9학년도 1800여명에 불과했던 조기유학생수가 2002학년도에는 1만여 명이나 되었고, 여기에 연수자유화 이후 어학연수를 위한 단기 연수생이 많이 늘어났으며, 대학 이상의 유학생 수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그 결과 유학ㆍ연수비 적자규모가 2003년 1년에만 18억 달러 이상이나 되는 실정이라고 한다.
한편, 지금 세계 선진 각국에서는 해외 유학생 유치사업이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사업인 동시에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국가경제 차원의 육성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1984년 정부차원의 장기계획을 마련하여 21세기 초 외국인 유학생 10만 명 수용을 목표로 하고 종합적인 시책을 추진 중에 있고, 영국은 토니 블레어 수상까지 나서서 임기 중 전 세계 영어권 유학생의 40%까지 확보할 것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 중이며, 프랑스 또한 유학생 규모를 30만 명에서 미국 수준인 50만 명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국가기관인 ‘EDU- FRANCE’를 설립 대대적인 유학생 유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선진 각국의 노력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는 세계 각국에 약 16만 여명의 유학생을 보내고 있으면서도 국내 입국 외국인 유학생은 겨우 1만 여명 정도라는 것이다.
몇 년 전 교육인적자원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외국인 유학생을 우리 국내 대학으로 적극 유치함으로써 우리 대학의 세계화 및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확대 종합 방안’을 발표한 적이 있다. 교육부는 당시 약 6천명 수준이었던 국내 수학중인 외국인 유학생 숫자를 2010년에는 5만 명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소위 ‘보내는 유학’에서 ‘받아들이는 유학’으로의 정책전환을 표방한 뒤 효율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도모할 수 있도록 기본 인프라 구축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교육부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확대를 위해서는 대학차원의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 노력이 선결과제라고 판단하여 대학별 유학생 유치활동·실적을 대학평가 기준의 주요 요소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교육부의 유학생 유치 확대방안은 급속한 세계화 추세 속에서 세계 각국이 외국 유학생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해외로 나가는 유학생 숫자가 매년 급속히 증가하여 적지 않은 유학수지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할 때 적절한 대응책이 아닐 수 없다. 교육부의 이러한 방안에 발맞추어 최근 여러 대학이 지금까지 국내시장에 집중되어 있던 학생 유치 경쟁을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돌리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의 의미는 선진 각국의 치열한 유치 경쟁에서도 볼 수 있듯이, 비단 우리 경제의 해외진출 기반을 조성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보라든지 유학생을 파견한 국가와의 적극적인 우호·협력관계 증진 등 다양한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대학과 교육관계자들이 뜻을 같이 하여 외국인 유학생들을 우리나라로 받아들일 적극적인 정책수립과 전개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와서 공부하고 돌아가는 유학생들의 수자가 늘어 가면 갈수록 한국을 알리는데 앞장설 우리의 “한국통” 이 많아지고 우리의 국가경쟁력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생각을 하면서, 최근 여러 대학에서 펼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 사업이 원만히 이루어져 국가경제의 안정과 지식 기반의 확립이라는 두 개의 목표가 원만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성 윤 숙
<위덕대 중국어학부장·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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