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메일이 농심을 유혹하고, 스팸전화가 직장인들을 짜증나게 한다. 원하지 않는 광고물들때문에 시간낭비가 극심하고, 곤경에 처한 농민들을 유혹한다.
연이은 태풍과 때아닌 폭설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농민들이 빚 갚을 형편은 못되는데, 자녀 학자금과 결혼비용 등 다급한 사정을 이용해 비싼 이자를 물어야 하는 금전대출 e메일이 극성이다.
농촌지역 정보화사업을 위해 인터넷망을 구축한 영양군 수비면, 포항시 기계면, 의성군 농민들에 따르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금전대출 관련 e메일이 폭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돈가뭄에 시달리는 농민들이 ‘초스피드 대출 한방으로 해결’ 등 달콤한 말로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한도액을 대폭 축소하며서 이를 틈타 사채업자들이 대거 인터넷대출에 광분하고 있기때문이다. 빚에 몰려 있는 농민들은 급한 마음에 이런 고리채를 쓰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유혹에 한번 빠지면 영원히 회생불능상태에 빠지고 만다는 것을 모르는 농민들도 많다.
인터넷으로 농산물을 주문받아 이른바 인터넷거래를 하는 편리함때문에 설치한 정보화사업이지만, 이런 악덕 사채업자들이 악용하고 있으니 문제다. 이들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더라도 날마나 엄청난 양의 스팸메일을 지우는 시간낭비도 크고 정신·심리적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온라인상의 스팸메일 등에 대해 다른 나라들도 골머리를 앓다가 ‘엄벌’에 처하는 단속을 시작하자 다소 숨을 죽이는데, 그 대신 유선 혹은 무선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적으로 스팸음성전화와 스팸문자메시지가 판을 친다.
광고성 전화가 대부분이고, 특정 상품을 주는 행운권 추첨에 당첨됐으니 사은품을 받아가라는 전화, 혹은 성인 폰팅전화가 자주 걸려오고, 부동산 투자 안내, 금융상품 소개 등 종류도 많다. 이런 스팸전화때문에 정작 중요한 전화를 받지 못하는 예가 많으니, 벨소리만 나도 스트레스를 받아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한다.
스팸메일에 대해서는 정부가 강력한 단속의지를 보였고 단속기준이 정해져 있는데, 스팸전화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단속기준이 없고 사태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이와같은 단속의 허점을 틈타 악덕업자들이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순진한 소비자들이 불측의 피해를 입는 예가 많으니, 관계당국은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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