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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민 농지소유 허용…투기 가능성 고려해야
도시민 농지소유 허용…투기 가능성 고려해야
  • 경북일보
  • 승인 2004년 06월 23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4년 06월 23일 수요일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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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민이 농사를 직접 짓지 않더라도 농지를 무제한 소유할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는 도시민이 농지를 구입할 경우 즉각 농사를 직접 짓는 경우와 주말.체험농장용으로 0.1㏊(약 300평)미만의 농지를 취득하는 것만 허용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 하반기부터는 도시민들이 영농계획서를 내고 농지취득자격 증명을 받아 농지를 구입한 뒤 이를 농지은행에 임대하면 농사를 직접 짓지 않고도 소유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의 농지법 개정은 농민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헌법상의 경자유전 원칙아래 농지소유를 철저히 규제해 온 지금까지의 농지제도를 전면 뒤엎는 것이어서 매우 충격적이다.
농림부가 이처럼 농지제도의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농업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세계무역기구(WHO) 출범 이후 우리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농산물시장 개방은 이미 세계적인 대세로 굳어져 쌀시장마저 전면 개방이 시간문제로 남아 있다.
탈농인구의 증가와 고령화, 농지규제로 인한 소규모 경작 등으로 가뜩이나 농업경쟁력이 처져 있는 마당에 언젠가 쌀시장마저 전면 개방될 경우 우리농업은 설땅이 없게 된다.
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도시자본을 농촌으로 끌어들여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농이 대거 등장하도록 해야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현행 농지법의 전면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우리는 궁극적인 쌀시장 개방에 대비하여 농림부가 농지제도의 개편을 검토하는것을 유비무환 차원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시장개방으로 탈농이 심화돼 농지수요가 줄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농지가격의 급락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적절하다고 본다.
또한 헌법상의 경자유전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경자유전 원칙은 사실상 이미 깨진지 오래이다.
탈농과 상속 등으로 도시민이 소유하고 있으면서 농민들에게 임대해 주고 있는 농지가 이미 전체 농지의 50%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장 우려되는 것은 투기가 일 가능성이다. 우리 국민은 워낙 땅을 선호하는데다 지금도 도시가 확장되거나 공장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농지의 투기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진흥지역 농지의 전용을 강력하게 막는 한편 농지전용에 따른 개발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투기가 원천 봉쇄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있기는 하나 이론과 실제가 다르지 않은가.
또한 농지가 도시민의 손에 넘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메리트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너무 강력한 투기억제책을 시행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간과할 수 없다.
정부는 너무 서두르지 말고 농민들은 물론 사회 각계각층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바람직 한 최선의 방안을 도출해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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