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8일 포항시 신청사 기공식에 참석하여 문득 생각나는 것이 ‘신청사 부지는 이곳이 아닌데’하는 안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첫째는 건물의 방향이 서남향이고, 신청사 옆에는 15층짜리 아파트가 동남향으로 3동이 건축 중에 있어 시야를 가리며, 앞쪽의 병원 영안실을 마주 보고 있고, 7번 국도를 따라 효자에서 시내 방향으로 진입하다보면 고층아파트에 가려져 청사가 보이지 않는 등 포항시의 상징이 되어야 할 신청사가 아파트 숲에 푹 빠져있어 잘못 선정된 부지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기공식장 앞에 보이는 이 산위가 좋을텐데 라고 생각하면서 기공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세명고등학교 길 건너편 마주 보이는 산에 올라 시내쪽을 바라보았습니다.
포항시가지와 영일만, 포스코의 용광로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트인 전망이었습니다. “바로 여기구나…”
이곳에서 포항시 신청사를 동남향으로 건립하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청사는 시가지보다 높은 위치에 시민과 함께 하며 시민을 보호하고 감싸 안아 주는 듯한 곳이라야 하는데 지금의 신청사 부지는 마치 시민을 외면하는 듯한 곳에 있어 여기에 청사가 건립 돼서는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기공식까지 했는데, 기공식 전에 이 산위를 부지로 선정하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청사 건립은 포항시의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대역사(大役事)인데 공사진도가 3%이고, 착공을 했다 할지라도 포항시의 발전과 미래를 내다본다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도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혹시 저의 생각에 미진한 점도 있을 수 있어 각계 의견을 타진해 봐야겠다는 심정으로 여러 사람에게 상의한 바 있습니다.
며칠전 언론에서 제가 포항시의 신청사 입지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것처럼 보도되었기에 저의 소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공사를 책임지고 시행하고 있는 포항시 건설환경사업소장은 지금의 부지선정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고 8년간에 걸쳐 검토와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거쳤고 지금은 착공한 시점이라 이제 와서 부지변경을 논의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부지 선정은 당초부터 잘못됐고 고층아파트를 허가해 준 것은더 더욱 잘못이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신청사 부지를 선정할 당시 자연공원인 산을 조금만 확보할 것이 아니라 2~3만평을 더 매입하여 산의 흙을 깍아 시가 구획정리사업을 한 대잠저수지를 매립했더라면 공사비도 절감되고 신청사 부지도 확보하는 일거양득의 이익을 거두었을 것입니다.
계획수립시 청사를 동남향으로 하여 시내를 훤히 볼 수 있는 산위에 건립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시청사 부지선정을 잘못했으면 솔직히 시인을 해야지 심사숙고 끝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제시한 사람에게 불평을 해도 되는 것입니까.
이미 기공식까지 마치고 공사진도 3%까지 추진되었는데 이제와서 이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신청사 부지를 이전하고 안하고는 시장님의 판단이겠습니다마는 포항의 미래를 생각하면 경제적으로 손실이 없고 행정적으로 다소 어려움이 있다 할 지라도 부지변경이 무조건 어렵다 할 것이 아니라 후일을 위해 재검토 할 필요성은 있다고 보아집니다.
지금부터라도 자연공원을 매입하여 부지를 조성한다해도 조성공사비 보다 현재 공사중인 청사부지 2만평을 시가로 처분하면 경제적으로도 큰 이익이 발생할 것입니다.
다만, 주위의 민원이 다소 예상되지만 포항시가 합리적으로 처리한다면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자연공원지역이라 시청사 부지가 어렵다고 하는데 설득력 있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의 신청사로 확정된 부지 중 일부도 자연공원지역이 아니었습니까.
공사기간에 있어서도 시장과 시민들의 의지만 있다면 5~6개월이면 부지조성이 가능합니다.
포항시의 미래를 건설하는 사업인데 1~2년이 더 지연되면 어떻습니까.
포항시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신청사 부지에 건축했을 때와 산위에 건축했을 때의 경제적인 효과, 사회문화적·환경적 플러스요소들을 충분히 검토하시어 후일에 후회 없도록 포항시장님과 시의회 의장님, 그리고 지역을 사랑하는 포항시민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바랍니다.
황대봉 <대아그룹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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