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1일 중국으로 수학여행 떠나는 날. 기대와 호기심으로 4시 30분까지 학교에 집합했다.
‘중국’ 지금은 사상적 차이로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다. 하지만, 동양의 중심지로써 우리나라와 역사를 같이해 온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인천항으로 향했다. 인천항에서 우리가 타고 갈 천인호라는 큰 8층짜리 배를 볼 수 있었다. 배 안으로 들어가니 배 안에는 면세점·오락실·식당·샤워실 등 많은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우리는 약 24시간동안 배를 타고 중국으로 향했다. 우리가 처음 발을 내딛은 곳은 천진항이었다. 그 곳에서 입국수속을 마친 뒤, 우리는 본격적으로 중국속으로 들어갔다.
중국여정은 6월 3일부터 시작되었다. 처음 간 곳은 천단공원이라는 곳이었다. 처음 간 곳인만큼 잊혀지지 않는 곳이다. 이 곳은 명·청 황제가 신에게 제사를 지냈던 풍년의 기원장소라고 한다. 천단공원의 운구단과 기년전을 지나 다음으로 향한 곳은 ‘천안문 광장’ 듣던대로 넓었다. 사진에서나 본 큰 모택동의 사진이 걸려져 있었고, 붉은 중국 국기가 계양되어 있었다. 그리고는 찬란한 중국 역사의 상징인 자금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역시 규모 자체가 관광객들을 압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자금성은 건물 자체가 위대한 예술품이었다. 동시에 명나라, 청나라 황제들의 궁궐 생활을 그대로 간직한 역사적 유물이었다. 우리는 북경 서커스를 구경하러 갔다. 정말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묘기들을 선보였다. 나는 체육시간에 앞구르기 하나 못해서 몇날몇일 연습하는데 이 서커스단들은 얼마나 모진 고통을 감수하며 연습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큰 박수가 나왔다.
6월 4일, 오늘은 또 얼마나 큰 규모에 압도당할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눈을 떴다. 그리고 우리가 향한 곳은 만리장성….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거대하다는 것과 그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이것을 지어야 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죽하면 만리무덤이라는 별칭까지 만들어졌을까? 만리장성에서 내려와서 우리는 명대 13명 황제들이 잠들어 있는 명 13릉으로 향했다. 명 13릉 중 정릉이라는 곳을 관람했다. 이 정릉은 신종만력제와 두명의 황후가 잠들어 있는 능이다. 이 능 안에는 보좌도 안치되었고 옥으로 화려하면서도 엄숙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자신의 무덤을 만들면서 신종만력제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6월 5일, 모닝콜과 함께 또 중국에서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오늘은 인공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 이화원으로 가는 날이다. 이곳은 서태후가 만든 별장이다. 특이했던 것은 보통 조각을 배치할 때 황제를 상징하는 용이 안쪽에 있고 황후를 상징하는 봉황은 바깥쪽에 있는데 이곳은 봉황이 안쪽에 배치되어 있었다. 서태후 권력의 상징인 것이다. 여자로서 황제의 권위에까지 당당하게 맞선 그녀의 기품에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이화원에서의 여정을 끝낸 뒤 점심을 먹고 우리는 라마교 서원과 공자묘가 있는 국자감 거리로 향했다.
라마교는 나에게 조금 낯설게도 느껴졌지만, 많은 사람들이 신봉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과 문화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공자묘에서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공자의 말을 좇고 그의 위패를 모시고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위대한 인물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공자묘에서 나와 우리는 중국에서 제일 번화했다는 왕부정 거리로 향했다. 이 왕부정 거리는 우리나라의 명동과 같은 곳이다. 1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이 주어져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는데 옷에까지 우리나라 영화의 제목이 찍혀 팔리고 있는 것을 보고 중국에서의 한류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다.
6월 6일, 이제 북경을 떠난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버스에 올랐다. 북경은 그야말로 현대 문명과 고대문명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도시였다. 언젠가 다시 중국에 와서 더욱 알찬 여행을 해보리라.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을 해본다. 천진항에 도착해서 출국수속을 밝고 다시 천인호에 올랐다. 왜 이렇게 아쉬움과 허점함이 밀려오는 건지…. 망망대해의 뒤로 천진항이 멀어져 간다. 6일동안의 여정들이 하나둘씩 내 머리에 스쳐 지나간다. 처음 배를 탔을 때의 신기함. 중국땅을 밟을때의 충격. 너무나도 큰 규모에 감탄했던 순간들…. 비록 6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중국을 여행하면서 너무나도 소중한 것들을 느끼고 돌아간다.
중국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나라였다. 경제성장률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군사력 또한 세계 어느나라도 무시 못하는 나라 중국. 이번 수학여행을 계기로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열린 것 같다. 앞으로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말고 넓은 세상을 볼 줄 알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꿈을 키워 나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김 지 혜(세명고등학교 2학년 7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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