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이 되면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나라를 찾고 지키는데 신명을 바치신 국가유공자들의 위국헌신정신에 보답하고, 그 분들의 희생과 공훈이 국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고자 국민과 함께하는 각종 행사가 다양하게 거행된다.
금년 6월에도 전국적으로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거행되었으며, 경주보훈지청에서도 경상북도내 1천여명의 초중고교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호국·보훈의 달 청소년 백일장을 비롯하여 많은 기관·단체, 군부대, 종교계 및 기업체 등의 협조로 국가유공자 및 유족 초청 문화행사와 위안·위로행사 등을 개최하였다.
국가유공자와 유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그 분들의 거룩한 희생에 보답하는 뜻 깊은 행사개최에 적극 동참하여 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 각계각층의 참여에도 불구하고 보훈행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는 아직도 많이 부족한 실정이며 그마저도 호국·보훈의 달에 국한된 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
국가보훈처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서울 등 대도시의 초중고교생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호국·보훈의식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청소년들의 국가관과 안보관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고 또 국가보훈의식에 대한 관념도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되어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었으나, 현충일은 75.6%가 집에서 쉬겠다고 응답하였고 호국·보훈행사에 대한 참여태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36.1%만이 참가하겠다고 응답하여 보훈관련 행사에 대한 참여 의향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어 아직도 보훈문화가 국민 속에 뿌리내리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지금 우리는 세계화와 지식정보화로 급변하는 무한경쟁의 21세기를 맞아 국가발전을 이루고 민족공동체의 삶을 복원해야 하는 역사적 소명을 안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우리 사회는 이라크 파병문제, 경기침체, 청년 실업문제 등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건전한 정신문화의 부재로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2차대전후 독일 재건의 기수 에르하르트 수상이 “경제는 빙산의 일각이다. 문제는 도덕이다”라고 역설한 바와 같이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한 ‘건강한 정신문화’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되며 이는 보훈문화의 확산을 통해 국민 속에 뿌리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용사들이 보여 주신 민족사랑과 대동단결의 정신, 민족을 스스로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주인의식이야말로 오늘의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가치임을 깨닫고, 보훈문화 확산을 통하여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과 국민으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사람들이 예우받고 성공하는 사회가 이룩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보훈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 보훈문화의 꽃을 활짝 피워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열어 나갈 것을 기대해 본다.
김 대 일(경주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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