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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 보듬어 증오범죄 싹을 없애자
소외계층 보듬어 증오범죄 싹을 없애자
  • 경북일보
  • 승인 2004년 07월 19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4년 07월 19일 월요일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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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연쇄살인범이 붙잡혀 충격을 안겨줬다.
희생자들은 부유층 노인과 보도방·출장마사지 여성 등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도 19명에 달한다는것이 경찰의 발표다.
희생자들은 용의자와 특별한 원한관계도 없이 무차별적 사회증오형 범죄의 대상이 돼 엽기적으로 살해됐다.
영화에서나 보아온 서양의 연쇄살인사건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 된 것이다.
용의자 유모씨의 잔인한 범죄행각은 충격적이라는 외에 달리 표현하기 어렵다.
지난해 9월 이래 서울 부유층 단독주택가에서 거의 한달 간격으로 노인들을 둔기 등으로 잔인하게 살해한 데 이어 올들어서는 서울지역 보도방과 출장마사지 여성들을유인해 살해한뒤 사체를 토막내 유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목되는 것은 유씨의범행동기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유씨는 거듭된 교도소행과 이혼, 신병 등의 개인사를 거치면서 부유층과 여성, 사회 전반에 대한 맹목적이고도 무차별적인 증오심을키워왔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이른바 ‘증오범죄’의 전형적 사례라는 것이다.
불행의 원인을 모두 외부환경 탓으로 돌리며 자신을 극단적 범죄행각으로 몰아간 유씨의 잘못된 행동은 엄중한 책임을 물어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유씨의 연쇄살인 행각이 충동적인 일회성 범죄가 아니라 오랜기간 누적된 사회적 소외감과 복수심의 산물이라는 데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과 인명경시풍조 등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병리현상이 유씨의 엽기적인 범행에 투영되어 있음을읽어내기 어렵지 않다.
지난 80년대 전국을 떨게했던 화성사건에 이어 지존파·막가파 사건 등을 연상시키는 이번 엽기적 연쇄살인 사건은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이 시민의 안전을 심각하게위협하는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 자신과 가족도 언제 어디서든지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사회증오 범죄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회의 건강성이 악화되는 한 이런 유형의 범죄는 언제라도 되풀이될 수 있는 잠복성을띠게 마련이다.
우리 사회 전체 구성원이 소외계층을 더 끌어안고 그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제도와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만이 증오범죄의 토양을 줄여나가는길이다.
동시에 경찰도 피해자 주변탐문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이런 유형의 불특정다수 대상 범죄에 대응할 과학적 수사체계를 마련하고 시민들의 신고의식도 제고해야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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