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서비스

식약청 불감증 고칠 처방은 없나
식약청 불감증 고칠 처방은 없나
  • 경북일보
  • 승인 2004년 08월 03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4년 08월 03일 화요일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달부터 출혈성 뇌졸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PPA(페닐프로판올아민)성분이 함유된 감기약 167종의 시판을 금지했다.
전문의학계에서 2년동안의 역학조사를 거쳐 확인된 사실을 토대로 내린 결정이니 신뢰도가 매우 높다고 하겠다.
이번에 판매금지된 약품들은 대분분 소비자들이 의사의 처방없이 약국에서 이름만 대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충격 더하다.
당국과 제약업계는 하루라도 빨리 시중에 남아있는 유통 재고를 남김없이 거둬 들여야 한다.
PPA 성분이 함유된 식욕억제제 등을 다량 사용하면 뇌졸중 위험이 있다는 경고는 이미 4년전 미국 식품의약국에 의해 제기됐다.
우리 식약청도 2001년 4월 이 성분의 식용억제제 사용을 금지하고 최대복용량 100㎎을 넘는 복합제나 단일제를 사용치 말도록 조치했었다.
몇 몇 제약사는 식약청의 권고에 따라 즉시 또는 지난해부터 다른 성분으로 대체한 감기약을 생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PPA함량이 많은 미국의 식욕억제제와는 달리 국내 시판 감기약은 저함량이므로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런 배경하에 식약청은 2002년 3월 서울대에 연구팀을 구성해 연구에 착수케했고 연구진은 다양한 역학조사를 거쳐 2년이 지난 금년 4월말 연구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청이 당시 외국의 사례를 보고 신속히 제약업계에 경고하고 연구에 착수케 한 것은 매우 적절한 조치로 평가한다.
그런데 연구 결과 위험성이 밝혀졌는데도 조속히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뭉그적거린 점은 이해할 수 없다.
식약청이 사태의 중요성과 완급을 조절하는 판별능력을 상실한 것은 아닐까?
식약청에 최종보고서가 건네진 것은 6월25일. 그런데 발표는 1달여가 지난 시점인 8월1일이었다.
그것도 국민들이 일상사에 대한 관심을 접는 휴가철 피크타임에 일요일을 택해서 발표했다.
검토작업이 필요했으며 결재가 7월31일에야 이뤄졌다고 식약청은 구차한 변명을 했다.
만두파동 때 유해성 판정을 가릴 틈도없이 경찰의 발표와 여론에 이끌려 서둘러 업체를 공개했던 데 비하면 다르다.
오히려 신중한 검사가 필요했던 당시는 죄없는 업체까지 공개했던 식약청이 아니던가.
이번에는 전문의학계에서 충분한 역학조사를 거쳐 검증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사실을 한 달여 늦게 공표한 것을 어찌 생각해야 할지. 식약청의 경중과 완급을 가리지 못하는 불감증을 고칠 처방은 없는 것일까?
경북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