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마이너스 성장을 해오던 일본경제가 최근 9분기 연속하여 플러스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가계소비가 회복되고 기업수익도 개선되는 등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년 1/4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연률로 6.1%의 괄목할만한 수준이었고 지난주 발표된 2/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낮아지기는 하였으나 4월의 일시적 부진에 기인할 뿐 회복세는 여전하다.
이에 따라 IMF의 경우 일본의 금년 경제성장률전망을 당초 3.4%에서 4.5%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경제가 이처럼 회복국면에 접어든 요인 중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제조업은 그간의 3과잉이라고 일컬어지던 과잉채무, 과잉설비, 과잉고용의 문제를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해결함으로써 기업수익이 호전되었고
이것이 설비투자회복으로 연결되었다. 첨단기술개발 노력을 통하여 고부가가치의 신제품을 만들어 냈고 이는 소비와 수출증대로 이어져 다시 기업의 수익과 설비투자를 증대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경기회복이라는 선순환구조가 되살아 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디플레이션 심리가 퇴조하면서 불황탈출의 기대감도 어느때 보다 높아졌으며 중소기업, 비제조업 및 지방으로도 경기회복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아울러 일본노동자들이 ‘98년 이후 계속된 실질적인 임금감소의 고통을 참고 견뎌온 점과 해외생산시설이 본국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기업도 ‘97년 외환위기 이후 과거의 과잉투자에 대한 반성으로 투자의 수익성 확대와 자기자본확충 등 재무구조의 건전성확보를 위해 노력한 결과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일은, 기업이 단기적 수익성제고에만 안주하고 투자를 게을리하여 고용창출을 이루지 못한다면 기업입장에서도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거시경제적으로 볼때 투자와 고용을 통한 수요확대만이 지속적인 기업의 영업기반과 수익성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92년 이후의 12차례 인위적 경기부양책이 실패한 후 제조업부활에 의해 이루어진 일본의 경기회복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제품경쟁력 확보와 기업체질의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미래에 통용될 수 있는 차세대기술력의 확보와 미국 경제학자 슘페터가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강조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확립 및 신뢰와 협력을 중시하는 노사관행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말할 것도 없이 기업은 한나라의 성장원동력이며 고용의 중심이다. 정부는 기업가 정신이 위축되지 않도록 제도정비와 지원에 힘쓰고 기업가와 근로자는 협력하여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나라는 일본경제의 회복수준을 뛰어넘는 견실한 경제회복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국민소득 2만불 달성을 앞당기는 새로운 경제도약의 밑거름이 될 것을 확신한다.

윤 홍 중(한국은행 포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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