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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무시한 카드 대란 “즉각 협상 나서야”
소비자 무시한 카드 대란 “즉각 협상 나서야”
  • 경북일보
  • 승인 2004년 09월 02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4년 09월 02일 목요일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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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와 이마트의 분쟁이 기어코 파국을 맞았다.
비씨카드가 수수료 인상을 강행하자 이마트가 즉각 가맹점 계약 해지로 맞서는 바람에이마트의 전국 65개 지점에서 1일부터 비씨카드 사용이 중지된 것이다. 세계 2위의 신용카드 대국에서 신용카드를 쓰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게다가 국민은행의 KB카드도 수수료 인상 방침을 이마트에 통지했고 LG카드와 삼성카드 등 전업 카드사들도 인상 대열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카드사들은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다른 할인점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조만간 올릴 방침이라니 추석 대목을 앞두고 확산일로를 치닫는 `카드 대란’이 심히 염려스럽다.
이 통에 골탕을 먹는 것은 애꿎은 소비자들 뿐이다.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6조7천억원으로 국내 할인점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이중 3분의 2에 가까운 4조3천억원이 카드로 결제됐고 비씨카드와 KB카드의 비중이 각각 19%와 11%였다.
신용카드 사용과 할인점 이용이 생활화되다시피 한 요즈음 할인점에서 카드 결제가 거부된다면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하는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런데도 비씨카드와 이마트가 협상다운 협상도 시도해 보지 않은 채 곧바로 실력 행사에 들어간 것은 소비자들을 도외시한 처사로 양측 모두 비난받아 마땅하다.
카드업계는 출혈 경쟁으로 수수료가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내려갔기 때문에 적자 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이마트는 카드업계가 주장하는 원가 요인을 전혀 납득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양측은 서로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갈 때까지 가자는 심산인 듯하다.
그러나 신용카드 사용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최근에는 금리 부담도 크게 낮아진 터에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카드업계의 입장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소비자들로서도 저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마진을 최대한 낮춘 상황에서 수수료가 오르면 생필품 가격에 직결될수밖에 없다는 이마트의 논리에 귀가 솔깃해지는 상황이다.
카드업계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길거리에서 신용을 파는 등의 방만한 경영에서 비롯됐고 이에 따른 부실을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떠넘기려는 처사가 온당치 못한 것은 부인하기 어려우나 생존을 내건 카드업계의 입장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비씨카드와 이마트는 일단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서로의 주장과 논리를 교환한 후 설득과 타협을 시도하는 게 순서다.
현재로서는 당국이 어느 쪽의 옳고 그름을 판정하겠다고 나설 입장이 아니겠지만 국민 대다수와 관련된 사안인 만큼 적어도 타협을 적극 중재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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