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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취지 개인회생제 “악용 없어야”
좋은 취지 개인회생제 “악용 없어야”
  • 경북일보
  • 승인 2004년 09월 03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4년 09월 03일 금요일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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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인 소득이 있는 채무자가 8년동안 빚의 일부를 갚고 나머지 빚은 면제받는 개인회생제도가 이달말께부터 시행된다.
370만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나 일반 채무자가운데 일정소득이 보장된 사람들의 회생이 손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파산선고처럼 불명예나 해고, 자격취소 등의 신분상 불이익이 따르지 않아 특히 신용불량 직장인에게 환영받을만한 제도라 평가된다.
그런데 이 제도가 수천만원의 빚을 진 일반 신용불량자보다는 최대 채무범위인 15억원까지 거액의 빚을 진 사업자들에게 오히려 유리하게 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수천만원 채무의 경우 대체로 8년이전에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게 되지만 수억원이상의 빚을 진 사람은 8년동안 극히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탕감받게 돼 있기때문이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일부라도 채권을 회수할 수 있어 개인파산의 경우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으나 상당액을 떼인다는 점에서 불만스러울 것이다.
인력 부족을 겪는 법원의 업무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대법원은 이 제도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전담재판부 9개를 비롯해 전국 14개 법원에 32개 재판부를 두고 회생업무 등을 담당할 공무원 120명도 배치하기로 했다고 한다.
법원은 사건 접수상황에 따라 법관과 법원공무원 수를 늘리겠다고 한다. 공적 부담이 그만큼 가중된다는 의미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원금을 탕감받으려면 8년간을 최저생계비로 생활해야 되므로 가혹하다는 얘기도 나오는 모양이다.
그러나 신청인 한 사람의 소득만 변제대상이 되므로 배우자나 다른 가족의 소득이 있다면 문제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가족의 소득이 클 경우엔 빚지고도 풍족한 생활을 하는 부작용의 소지도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용불량자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의로 10여억원의 부도를 내고 재산을 타인명의로 돌린 사업자가 한달에 100만원남짓의 최저생활비를 뺀 소득만 8년간 갚으면 나머지는 안갚아도 되는 최악의 상황도 상정되기때문이다.
개인회생제는 신용정보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적응을 잘못해 양산된 신용불량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다.
채무자의 성실한 이행과 관리 법원에서 악용의 소지를 차단하기 위한 엄중한 관리만이 이 제도의 성공을 보장한다. 모쪼록 이 제도가 제대로 뿌리내려 신용불량자 없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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