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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제기된 고액권 발행 “지금이 적기”
다시 제기된 고액권 발행 “지금이 적기”
  • 경북일보
  • 승인 2004년 09월 04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4년 09월 04일 토요일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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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여야의원들이 기존 화폐에 10만원권과 5만원권을 새로 추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화폐기본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고 한다.
고액권의 필요성과 당위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연초에도 한국은행이 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고액권을 발행할 경우 물가가오르고 부패가 조장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시기가 아니라는 이유에서 였다. 물가가 안정되고 부패도 사라져 고액권을 발행해도 좋은 시기가 과연 도래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현재 가장 고액권인 1만원권이 등장한 것은 지난 1973년이었다. 당시 80㎏들이쌀 한가마를 사려면 1만원권 한장만 주면 됐으나 이제는 20장 이상을 주어야 한다.
카드가 널리 통용되는 시기가 됐다고는 하나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다수 국민들이 10만원권 수표 몇장은 지갑에 넣고 다녀야 한다. 10만원권 발행으로 소요되는 비용은 자그마치 연간 6천억원이나 되고 있다. 화폐는 한 번 발행하면 3년이상 쓸 수 있지만 수표는 한번 쓰면 재사용이 불가능해 매년 이같은 거액이 고스란히 낭비되는 셈이다.
더구나 수년전부터는 은행들이 고객들로 부터 수표발행 수수료를 꼬박꼬박 받고 있어 국민들의 직접적인 부담도 커지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경제규모가 계속 커지고 물가도 올라갈 것이므로 고액수표의 발행량은 더욱 늘어나고 낭비 규모도 그만큼 커질 것이다. 1만원권 등장이후 30여년간 물가는 11배가 올랐고 경제규모는 100배나 커져 어른이 유아복을 입은 상태인데도 거론될 때마다 때가 아니라고 하니 막막하다.
물론 화폐개혁을 하면 이로인한 부작용이 나올 것은 분명하다. 10만원권을 새로이 발행하거나 화폐단위를 바꾸면 은행의 현금입출금기(ATM)을 비롯해 자동판매기의부품을 바꾸어야 하고 정부나 금융기관의 전산프로그램도 교체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물가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유럽국가들의 유로화도입에 따른 물가상승률은 0.2%에 불과했다고 한다. 부패문제도 그렇다. 고액권을발행하면 뇌물주기가 편해져 부패가 조장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사회인식을 바꾸거나 다른 제도의 도입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과거 차떼기 뇌물이 보여주었듯이 양(量)이 아무리 많아도 뇌물을 막을 수는 없다.
또한 고액권 발행을 지금 결정한다 하더라도 준비 등에 시간이 걸려 신권교환은 3년후에나 시작될 수 있고 적어도 5년이 지나야 교환이 완료된다고 한다.
현재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가 초미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해서 이 문제를 회피할 이유는 되지 못하다는 얘기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룬다고 보다 나은 해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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