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시험지를 받아왔는데 성적이 형편 없다. 어머니는 걱정이 태산인데, 아버지는 태평이다. “됐구만 뭐. 이 녀석 적어도 컨닝은 안했구만”
공부 잘하는 대학생 4명이 기말시험을 앞두고 여행을 떠났다. 시험이야 평소실력으로 보면 된다 싶어 이들은 진탕 마시고 정신없이 놀다가 그만 시험시간을 놓쳐버렸다. 담당교수를 찾아간 그들은 “먼길 갔다가 그만 타이어가 펑크나서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습니다”고 둘러댔다.
교수는 4개의 방에 각각 한명씩 넣고 추가시험을 보였다. 5점짜리 첫문제는 쉬운데, 95점짜리 다음 문제는 전혀 준비가 안된 질문이었다. “어느 쪽 타이어가 펑크났던가?”
조선시대에는 科擧衣라는 컨닝옷이 있었다. 깨알같이 四書三經을 적은 속옷. 이 옷을 입고 과거장에 들어가는 선비들이 있었다는 것인데, 30修쯤 하면 나이도 50이 넘고 기억력도 가물가물하니 ‘과거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
이 科擧衣가 우리나라에도 어디 남아 있는지 모르겠으나, 미국 프린스턴대학 박물관에는 작은 먹글씨가 촘촘히 적힌 낡은 옷 한장이 전시돼 있다. 조선시대에도 속 답답한 응시자들이 이런 부정행위를 했었다는 증거품이다.
시험부정행위 때문에 시험장에 경찰특공대가 출동하고 군 정예부대가 배치되는 나라도 있다. 인도 동쪽에 붙어 있는 방글라데시가 그런 나라인데, 기후가 엉망이어서 농사도 안되고 특별한 산업도 없어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다.
이런 나라에도 대학은 있는데, 그 입학자격시험은 실로 난장판이다. 컨닝을 적발 저지하는 감독관이 칼에 찔리는 일이 다반사고, 지붕에 올라가 구멍을 뚫고 답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그래서 군·경이 ‘시험사범’을 단속하는 것이다.
주룽지 중국 총리가 겸직해오던 칭화대 경영대학장직을 물러나면서 고별강연을 했다. “공정 청렴하게 살고 이름을 더럽히지 마시오. 공부보다 사람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서울대학이 컨닝소동으로 재시험을 치른 적도 있지만, 중국 대학들에도 부정행위는 성행하는 듯. 성적지상주의 사회에서는 ‘사람되는 일’이 어렵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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