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대단한 여성통치자는 많았다. 선덕여왕은 통일역군들을 길러냈고, 스페인의 이자벨라여왕은 콜롬버스같은 탐험가를 지원, 식민지를 다부지게 개척했다.
오래 기억될 여성통치자는 많다. ‘노쇠한 영국’을 팔팔한 영국으로 만든 대처수상. 인도의 정신 인디라 간디수상. 얼굴사진이 실리면 지면이 훤해지던 파키스탄의 부토수상, 따뜻한 미소의 필리핀 아키노대통령 등등.
지금 통치력을 발휘하는 여성지도자는 세계에서 9명인데, 그 중 3명이 아시아에 있다. 근본불교를 그대로 이어가는 스리랑카의 쿠마라퉁가 대통령, 6개월 전 대통령자리에 앉은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최근 국민의 환호속에 등극한 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대통령.
이들 3명 여성대통령의 공통점은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직전의 남자대통령들이 부패와 무능으로 국민의 눈밖에 나는 바람에 탄핵을 받아 쫓겨난데 반해서 신임 여성대통령 모두는 ‘깨끗한 정치를 하고, 국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어머니’같은 이미지를 가졌다는 점이 같다.
스리랑카의 쿠마라퉁가 대통령의 아버지도 총리를 했고, 어머니는 무려 40년간 총리직에 있었는데, 국민들이 한결같이 존경했다. 그 혈통을 이어받은 쿠마라퉁가를 국민들이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로요 대통령은 마카파갈 전대통령의 딸이다. 필리핀 국민들이 아로요를 말할때 남편의 성 ‘아로요’보다 아버지의 성 ‘마카파갈’를 더 즐겨 부를만큼 이 父女를 변함없이 좋아한다.
이번에 대통령이 된 메가와티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國父로 받드는 수카르노 전대통령의 딸이다. 국민들은 이 父女의 사진을 집에 나란히 걸어놓을 정도로 이 家門을 존경한다.
“일 할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지도자, 쓸데 없는 간섭을 하지 않고 뒤에서 조용히 기다리며 지켜보아주는 정치가. 결코 부패에 물들지 않을 國母”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메가외티대통령. 老子의 無爲之治를 체득한 정치가라 하겠다.
온 국민이 환호하는 여성정치가를 우리도 가져볼 수 없을 까. ‘자기 사람’이라면서 무능하고 부패한 인간까지 마구 주워쓰는 그런 통치자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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