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때 한 농부가 밭을 갈다 커다란 옥돌을 발굴했다. 농부는 옥을 들고 ‘자한’이라는 벼슬아치를 찾아가 “이 옥은 천하의 보배이오니 저와 같은 소인에겐 필요없읍니다”하고 옥을 받쳤다. 자한은 옥을 농부에게 되돌려주며 말했다.
“당신은 이 옥을 보배로 여기지만, 나는 뇌물을 받지않는 것을 보배롭게 여기고 있소. 만약 내가 이 옥을 받는다면 당신과 내가 다같이 보배를 잃게 되는 것이요” 청탁(淸濁)을 가리지않고 주는대로 받아챙기는 ‘부패공화국’ 공직자에겐 기대할수 없는 깨끗한 공복의 일화이다.
노나라 공손의가 재상으로 있을때였다. 공손의가 평소 물고기를 좋아한다는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그와 눈도장이라도 찍기위해 값비싼 물고기를 가져다 받쳤다. 그러나 공손의는 이를 모두 거절했다. 그의 동생이 이를 보고 말했다.
“형님은 물고기를 그렇게 좋아하면서 왜 받지않습니까” “나는 물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는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가 물고기를 받는다면 그것을 준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보답해야 할게 아닌가. 내가 보답을 하려면 법을 어길수 밖에 없고, 법을 어기게 되면 재상의 자리를 잃게 되고, 그러면 내게 물고기를 갖다주는 자가 없어질 것이다. 또 내가 재상에서 물러나게되면 수중에 돈 한푼 없게 돼 물고기를 사먹을 수도 없게 되지 않겠나. 지금 내가 물고기를 받지않으면 재상에서 물러날 일도 없고, 따라서 언제든지 물고기가 먹고 싶으면 사서 먹을수 있기 때문이다”
뒷구멍으로 바치는 뇌물치고 그 이상의 대가를 바라지 않는 뇌물은 없을 터. 공손의는 이같은 ‘뇌물의 함정’을 잘 터득하고 공복으로서의 몸가짐을 깨끗이 했던 것이다.
지금 이 나라는 나는 새도 떨어뜨릴만큼 세도가 당당했던 고위공직자들이 뇌물의 함정에 빠져 철장신세가 되면서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 국정원차장은 아무나 하는 직이 아니다. 뛰어난 판단력 분석력을 요하는 자리다.
그런데 사기성이 짙은 한 벤처기업가의 검은 돈을 덥썩 받아챙겼다는 것은 공손의의 ‘공직철학’을 깨닫지 못한 탓이었을까. 아니면 말 못할 숨은 곡절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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