齊나라는 춘추전국시대 5개 강대국 중의 하나였다. 제나라 임금중에서 자주 거론되는 인물이 桓公(환공)이다. 그가 죽자 신하들이 廟堂(묘당)을 짓고 그가 생시에 쓰던 물건과 제기류를 잘 정리해두고 많은 사람들이 볼수 있게 했다.
어느날 孔子일행이 이 곳을 찾았는데, 유물중에서 비스듬히 쓰러진 항아리 하나를 보았다. 저런 잘못 만들어진 독을 왜 엄숙한 사당에 놓아두었을까. 박식했던 공자님도 그것을 알 수 없었는데, 사당 지키는 관리가 설명했다.
“저것은 환공의 술독인데, 비어 있을 때는 기울어져 있다가 반쯤 채우면 바로 서고, 가득 채우면 다시 엎어져 다 쏟아집니다. 환공께서 항상 의자 오른쪽에 놓아두고 과욕을 경계하셨지요” 공자는 집에 돌아오자 곧바로 ‘기울어지고, 바로 서고, 넘어지는 술독’을 만들어 늘 옆에 두었다고 한다.
“욕심이 많은 즉 죄를 낳고 죄가 많은 즉 사망을 낳나니라” 聖書말씀도 있지만, “탐욕스런 자는 황금을 받으면 玉을 받지 못함을 한탄하고, 公爵벼슬을 받으면 諸侯벼슬을 받기를 원한다. 권세가들이란 모두 이와같은 거지근성을 가진 자들이다” ‘채근담’에 있는 말.
“사치스런 자들은 부자이면서 늘 부족하고, 검소한 사람은 가난하지만 항상 여유롭다”란 말을 한 성현들은 수도 없이 많다. 宣祖때 사람 ‘문덕교’란 이는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부지런히 養生書를 읽어봤지만/ 여러해 지나도록 이 병이 낫지 않네/ 마침내 천하명약을 알았으니/ 마음을 비우고 세상사 줄여 조용히 있는 것이네”
옛선비들은 술 한잔을 마셔도 절제를 생각했다. 戒盈盃라는 술잔에는 7부쯤 되는 부분에 구멍이 나 있다. 더 이상 채우면 흘러넘치는 것이다. 욕심스럽게 다 채워서 마시다가는 옷을 버리게 된다. 제나라 환공의 ‘기울어진 술독’과 ‘용도’가 같은 ‘가득 참을 경계하는 술잔’이다.
최근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가 자택을 공개하며서 기자들에게 도자기‘계영배’ 한개씩을 선물로 주었다. 그것은 “다 가지겠다”는 욕심을 스스로 경계하기 위함일 것이다. 대부분의 부정부패가 정치인들에서 비롯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는데, ‘政治人의 절제’가 무엇보다 긴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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