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소리중에는 망자가 저승 염라대왕에게 심문받는 대목이 있다. “헐벗은 사람에 옷을 줘 구난공덕 하였는가” “깊은 물에 다리놓아 월천공덕 하였는가” “병든 사람 약을 주어 활인공덕 하였는가” “좋은 곳에 집을 지어 行人공덕 하였는가” 우리조상들은 이승에서 베푼 공덕에 따라 저승에서의 화복이 결정된다고 믿었다.
언젠가 서울 어떤 여고에서 한 학생이 쓰러져 숨진 사건이 있었다. 심장병을 앓던 학생이었다. 그 학생의 부모가 학교를 찾아와 “우리아이가 쓰러져 선생님들이 얼마나 놀랐셨습니까” 오히려 위로하며 “아이가 생전에 사랑하던 학교를 위해 써달라”고 1000만원을 내놓았다. 학교는 그 돈으로 죽은 학생을 기념하는 문고를 만들었다. 권력자들은 끼리끼리 온통 夜草(검은 돈) 먹자판이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샘물같은 미담도 있다.
“부자로 죽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말한 카네기처럼 미국부자들은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예가 많다. 돈을 많이 가진 것보다 많이 베푸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라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사회서 가장 아름다운 말은 ‘Cheek Enclosed(수표가 동봉돼 있음)’ 인데, 이것은 미국작가 도로시 파커의 말이다. 미국인들이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보낼때 가계수표 넣은 편지봉투에 표시하는 문구이다. 불우이웃을 돕는 마음이 가장 아름답다는 뜻이 담긴 말이다.
잇딴 게이트로 정치권은 쑥대밭이 되어 있지만 우리사회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온정의 물결이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12월과 1월 두달동안 펼쳐진 이웃돕기 캠페인을 통해 역대 최대규모인 627억원이 모금됐다고 했다. 이 모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 모금액 396억원보다 58%가 증가한 것으로 국민1인당 1,359원을 기부한 셈.
얼마전 포항공대생 4명이 올 1학기에 받게될 장학금 600여만원을 ‘가정이 어려운 다른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학교에 내놓았다. ‘우리보다 더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양보하겠다’는 이들 학생들의 따사로운 마음이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밀알이 되었으면… 뜨락의 매화향기는 축복인양 그윽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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