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나라 왕 조조는 대군을 이끌고 한중(漢中)으로 원정했다. 익주를 차지하고 한중으로 진출, 유비를 치기 위해서였다. 유비군사는 공명의 계책에 따라 정면대결을 피하고 조조군의 보급로를 기습 차단했다. 그러자 조조군중에는 굶주리다 못해 도망자가 속출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고민에 빠져 있던 조는 어느날 닭갈비를 뜯고 있다가 그날밤 암호를 닭갈비란 뜻의 ‘계륵(鷄肋)’이라 발표했다. ‘왜 계륵으로 정했을까’ 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때 주부(主簿)벼슬에 있던 양수(楊修)는 서둘러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한 장수가 그 이유를 묻자 “닭갈비는 먹자니 먹을게 별로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것이요. 그런데 전하께서 한중땅을 닭갈비로 생각하고 철군을 결심한 것이요” 양수의 대답이었다.
평소 양수의 재기발랄함을 두려워하던 조조는 이 말을 전해듣고 ‘군령을 어기고 멋대로 회군의 짐을 산 죄’를 물어 양수를 참수했다. 그러나 결국 조조는 며칠후 철군하고 말았다.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근혜의원과 한나라당의 관계는 계륵의 관계였다. 박의원으로 서는 한나라당을 버리자니 아깝지만 그렇다고 붙잡고 있어봐야 먹을 것도 없다. 결국 그는 조조가 한중을 버리고 떠난것처럼 당을 떠났다.
박의원은 그동안 박정희대통령이 만든 공화당과 맥을 같이하는 한나라당에 상당한 애착을 보여왔다. 정치경력 5년과 국회의원경력 3년을 모두 한나라당에서 쌓았다. 그리고 부총재경선서 2위로 선출돼 당내 위치도 단단했다. 대권을 향한 그녀의 집념앞엔 이회창대세론이 주류를 이루는 한나라당은 한낱 ‘계륵’밖에 될수 없었다.
박근혜의원의 탈당을 놓고 ‘박근혜효과’가 ‘컵속의 태풍’이 될지, 아니면 대선정국의 대변수가 될지, 정계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관심도 크다.
지난 대선때 경선에 불복, 당을 박차고 나가 김대중대통령과 근소한 차이로 이회창총재에게 쓴잔을 안긴 이른바 ‘이인제효과’가 되살아날지도 모르는 가능성때문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박의원은 앞으로 신당창당, 대선출마를 강력히 시사하고 있어 ‘박근혜효과’는 대선정국에 가장 흥미로운 관심사가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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