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남매를 둔 아버지가 있었다. 직업이 종합병원 약사였지만 자식들은 아버지를 ‘느림보 목수’라 불렀다. 그가 목공작업실로 쓰던 낡은 차고는 집안의 행복과 추억이 만들어지는 보물창고였다. 가난한 아버지는 자식들이 원하는 물건들을 그 곳에서 손수 만들어주었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무얼 만들어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그 과정을 통해 사랑과 인생과 애국심을 가르쳤다. 2차대전때 폭격기조종사였던 아버지는 자신이 미국을 위해 목숨 바칠 기회를 가진 것이 늘 자랑스럽다고 했다.
아버지가 무얼 만드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들에게는 ‘이제 됐다’ 하면서 땀을 닦는 아버지의 모습이 신과 같이 보였다. 그러던 아버지가 어느날 전신이 마비되는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작업실을 정리하던 자식들은 합판조각을 발견하고 “이 합판으로 만든 수납장은 자식들의 꿈과 미래를 보관하는 창고”였음을 깨닫는다. 아버지는 가족의 꿈을 이어주는 ‘위대한 목수’였던 것이다. 미국 솔트레이크에 사는 변호사 케니 켐프가 쓴 ‘목수 아버지’의 줄거리다. 저자는 아버지가 남긴 교훈을 떠올리며 우리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목수가 되어라. 그리고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스스로 만들어라”
세계적인 클라리넷연주자 베니 쿳맨의 아버지 데이비드 굿맨은 하루 열두시간 재봉사일을 하며 12자녀를 키우고 교육시켰다. 그는 가난한 아버지였지만 항상 자식들에게 희망을 북돋워주고 가르치기에 온 정성을 쏟았다. 아들에게 악기를 배우게 한 이도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언제가 우리를 공부하게 만들었으며, 우리 형제 자매들이 이룬것이 있다면 그건 모두 아버지 덕분”이라 했다.
최근 아시아여성으로 미국역사상 최초로 장관이 된 일레인 차오 노동부장관에게 성공하기까지 스승이 누구냐 묻자 “아버지입니다. 아버지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는 최선을 다 하면 무엇이든 이룰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습니다” 했다.
얼마전 딸의 카드빚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버지, 야단을 치자 기절해 넘어진 딸이 죽은 줄 알고 자살해버린 아버지를 보며, 아버지의 자리가 무엇인가를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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