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母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모두 3번으로 기록돼 있는데, 그 중 첫번째는 1531년 12월 中美 멕시코 과달루페였다. 성모는 ‘후안 디에고’앞에 3번 나타나 “나를 기념하는 성당을 세우도록 사제들에게 일러달라”는 부탁을 했다.
두번째는 1858년 프랑스의 루르드마을에 있는 마사비엘동굴에서였다. ‘베르나데트’라는 처녀가 이 동굴에서 성모를 18번이나 만났고, 그 후 동굴의 샘물을 마시면 병이 나았다. 동굴입구에는 병을 고친 환자들이 놓고간 목발들이 많이 걸려 있다.
세번째는 1917년 포르투갈의 작은 마을 ‘파티마’였다. 그해 5월에서 10월까지 매월 13일에 나타났는데, 성모를 본 사람은 3명의 어린 목동들이었다. 성모는 아이들에게 “회계하고 로자리오기도를 열심히 하라”고 가르쳤다는 것이다.
당시 포르투갈 정부는 정치적 혼란을 우려해서 3목동을 잡아가두고, 성모출현 사실을 입밖에 내지 못하게 했으며, 신도들의 파티마지역 순례도 금지시켰지만, 1930년 主敎가 이를 인정하고 대성당을 지었다.
논란을 많이 빚었던 성모출현은 멕시코시티 과달루페였다. 당시는 멕시코가 스페인에 정복된지 10년째 되는 해였고, 인간취급 못받던 원주민 ‘후안 디에고’에게 성모가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교계는 인정하기 어려웠다. 더욱이 성모는 백인이 아니고, ‘검은 머리에 갈색 피부를 가진 멕시코人’의 모습이었다는 점이 문제였다.
당시 멕시코 원주민들은 태양신, 달의 신, 별의 신 등 많은 신들을 믿었었기 때문에 ‘과달루페의 성모’는 다만 ‘원주민의 수호성모’ 정도로만 인정됐다.
그러나 후안 디에고는 한겨울 12월에 성모로부터 장미꽃을 받았고, 성모출현후 그가 입고 있던 망토에 성모상이 새겨졌으며, 성모상을 나타낸 물감은 세상의 것이 아니었고, 붓을 댄 흔적도 없었다. 1960년에 이르러 비로소 이 성모출현은 ‘기적’으로 정식 인정됐다.
올해 7월 31일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멕시코에서 ‘후안 디에고’를 성인으로 선포하는 시성식을 가졌다. 16세기 식민지 압제밑에서 노예로 살았던 갈색의 원주민이 21세기에 와서 聖人의 반열에 올랐다. ‘하늘의 뜻’이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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