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목에 돌출한 후두를 ‘아담의 사과(Adam’s apple)’라 한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이브는 어느날 하나님이 따먹지말라고 엄명한 ‘금단의 열매’ 사과를 따먹었다. 두려움과 죄책감에 시달리던 이브는 아담에게도 하나 먹어보라고 권했다. 아담이 사과를 입에 넣는 순간 하나님에게 들켜버렸다. 엉겁결에 사과를 삼키려다 목에 걸렸다고. 후두돌기를 ‘아담의 사과’라고 부르게된 이유이다.
‘윌리엄 텔의 사과’는 유명하다. 14세기초 신성로마제국의 압제하에 있던 스위스의 한 마을에 윌리엄 텔이라는 명궁수가 있었다. 마을을 다스리는 게슬러는 광장에 자기모자를 걸어놓고 마을사람들에게 절을 하도록 강요했다. 명령을 거역한 윌리엄 텔을 붙잡아온 게슬러는 “네 아들의 머리위의 사과를 화살로 맞히면 풀어주겠다”고 했다. 텔은 아들의 머리위에 놓인 사과를 명중시킨후 게슬러마저 처지했다. 한 명궁수의 용기가 스위스국민에게 자유를 찾아준 것이다.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의 사과’는 과학의 새 장을 열었다. 사과는 건강식품으로서뿐 아니라 인류역사에 큰 기여를 했다. 사과를 한자로 ‘沙果’라 쓴다. 모래 ‘沙’자를 쓴 것은 물이 잘 빠지는 모래땅에서 잘 자라는 과일이란 뜻.
사과를 능금이라고도 하는데 사과와 능금은 약간 다르다. 사과는 외래종이며 능금은 우리자래종이다. 능금도 순수우리말이 아닌 한자어 ‘林檎(림금)’이 변한 말이다. ‘檎’은 능금 ‘금’자. 사과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조선조 효종때. 청나라에 갔던 사신이 귀국하면서 나무채로 갖고 온 것이 효시라 한다.
엊그제 10월24일, 예쁜사과로 용서를 구하고 화해의 마음을 전하는 ‘애플데이(Apple Day)’ 선포식이 있었다. 학원폭력 예방과 즐거운 학교만들기운동의 일환으로 ‘학교폭력대책 국민회의’가 창안한 것이다. ‘24일’로 정한 것은 ‘둘(2)이서 사(4)과하는 날’이라는 뜻.
이 ‘사과의 날’은 비단 학교뿐만 아니라, 허구헌날 싸움질이나 하고 욕이나 하는 우리정치인들에게 더 긴요한 날일 것 같다. 정치인 여러분! 사과 많이 주고받으며 철 좀 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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