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중소항공사다. 국제선은 없고 미국 남서부만 운행하는 국내선뿐이다. 대형항공사들이 버려둔 틈새를 찾아 이른바 틈새경영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회사가 미국항공업계의 神話를 만들어냈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2위에 올랐으며, 9.11테러 이후 비행기 타려는 사람이 없을 때도 흑자를 기록하는 이변을 보였다.
또 미국 언론들이 해마다 선정하는 ‘시간을 잘 지키는 항공사, 고객불만이 가장 적은 항공사’에도 항상 1~2등을 차지한다. 지난 20년간 단 한차례의 노사분규도 겪지 않고, 경영난이 닥쳐도 단 한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았다. 어려우면 월급을 깎아 나눠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인사정책이 특별하다. 유머감각 없는 엄숙주의자는 이 회사에 들어올 수 없다. 유머감각이 있는 직원은 창의력이 있고 자발적으로 팀워크를 잘 형성하며, 인간적인 따스함으로 승객들에게 즐거운 여행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허브 켈러허’회장부터 ‘싱거워빠진 사람’이다. 상대회사와 노선을 두고 담판을 벌이다가 잘 안되면 “그럼 팔씨름으로 결정합시다”해서 단번에 이겨버리기도 하고, 젊잖은 오찬장이나 TV광고에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을 하고 나타나 ‘미국 항공업계의 못말릴 투통꺼리’란 비난을 듣기도 한다.
승무원들은 핑크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승객들 앞에서 광대처럼 우스개소리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機內 금연방송도 위압적으로 하지 않고 재미 있게 한다. “담배를 피우실 분은 밖으로 나가 날개위에서 마음대로 흡연하시기 바랍니다. 흡연하시면서 감상하실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입니다”
아이들이 비행기 안에서 왔다갔다 하도 뛰어다니며 떠드니까 어머니가 “얘들아, 나가 놀아라”했다는 유머가 한때 유행했었는데, 그런 식이다.
허브 켈러허화장의 경영철학은 철저히 “일은 재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싱겁 잘 떠는 직원들만 끌어모았는데, 이들은 미국 항공사중에서 비교적 낮은 월급을 받지만 딴데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속상하는 직장생활 안하고, 즐겁게 일하고, 동료들이 재미 있으니 최고 직장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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