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제도 어느 정도 정착 단계에 접어 든 것 같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시대의 대세는 막을 수 없는 것 같다.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이제는 이틀 동안의 휴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우리들에게 과제로 던져져 있다.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이제는 어떻게 쉬어야 하는가에 관한 ‘쉼에 구체성’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쉼’의 개념도 제대로 배워본 기억이 없다. 오히려 ‘쉼’이라는 자체가 <게으름>으로 비춰지는 환경 속에서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대안 없이 주어지는 이틀 동안의 ‘쉼’의 시간을 낭비하거나, 오히려 삶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증가추세에 있는 듯하다.
사람은 ‘쉼’의 존재이다. 그래서 ‘밤’이 주어진 것이고, 일찍이 기독교에서는 일주일 가운데 하루는 ‘쉼’의 날로 정해놓고 쉬도록 권장을 하고 가르쳐 왔던 것이다. 비단 성경적인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쉼’은 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적인 것이다. 단지 어떻게 ‘쉼’을 누리느냐? 이다.
이런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하듯 근간에 주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책들이 서점에서 쉽게 눈에 들어온다.
대표적으로 일본사람이 쓴 “남보다 즐거운 인생을 사는 주말의 달인” 이라는 책이 으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주말과 평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일중독 증상에 대해서 지적한다. 평일과 주말은 엄연히 다르게 활용할 수 있는 정신적인 자세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이다.
공병호님은 ‘주말 경쟁력을 높여라’라는 책에서 전자의 일본 저자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주말 활용법에 대해서 안내해 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주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경영’체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는 주말 경영은 금요일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주말을 실패하는 사람들을 여덟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자포자기형- 주말만 되면 자기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유형, 외부활동을 일체하지 않는 사람, 텔레비전이나 잠만 잔다. 둘째, 강박증형- 주말을 잘 보내야만 한다는 지나친 강박관념으로 무리한 계획을 세우다가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 셋째, 음주가무형-주말이면 늦게까지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는 등 유흥을 즐기는 스타일의 사람, 넷째, 굼벰이형-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긴 하지만 웬만한 일이 아니면 편하게 늘어져 쉬고 싶은 본능에 무너지는 유형, 소파나 침대에서 뒹군다. 다섯째, 가족 봉사형- 온갖 가족행사와 육아, 가사 노동의 의무에 시달려야 한다. 여섯째, 방황형-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늘 집 밖으로 나도는 유형, 그 시간과 비용에 있어 절제가 없다. 지출은 많은데 몸과 마음을 쉬지 못한다. 일곱째, 워커홀릭형-회사에서 업무를 다 끝내지 못하거나 다음 업무에 대한 과도한 불안으로 주말 내내 일 생각을 하거나 싸들고 와서 일을 하는 유형, 여덟 번 째, 관계중독형-주말에도 좀처럼 혼자만의 시간이 없는 사람, 결혼식, 동창회, 돌잔치 등 다른 사람과의 관계나 예의를 지나치게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빠져도 될 일에 얼굴을 내밀고 피곤해도 만나자는 지인들의 청을 거절하지 못한다.”
재미있는 관찰이다. ‘쉼’의 시간은 많아졌지만 무엇을 위해, 어떻게 쉬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저마다 생각을 해 볼 때가 된 같다. 막연한 ‘쉼’은 삶을 더 피곤하고 힘들게 만든다.
효과적인 생산적인 ‘쉼’은 ‘재충전’이라는 기회를 만들어 주거나, 아니면 자기 발전을 위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도 쉼의 시간을 유익하게 활용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약한 이웃을 위해서 봉사하고 섬겨주는 것도 보람 있는 주말 활용법이 될 수 있다. 가치 있고 생산성을 높이는 주말이 되도록 하자. 소비적이고 일회적이고 비생산적인 쉼은 주말을 더 피곤하게 만들 뿐이다. 자기 발전을 위한 ‘쉼’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은 스스로 만들어 가야할 과제이다.
박 재 훈(포항강변교회 목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