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현대제철 일부 공장 폐쇄 추진…세아제강·넥스틸·아주베스틸 등도 감산

국내 철강산업의 중심지라는 포항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지역경제가 동반추락하고 있다.

지난 3월까지 포항철강공단의 생산·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한데 이어 포스코 외에 지역경제의 양대축이었던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이 일부 공장 폐쇄를 추진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적인 철강산업 부진이 요인이지만 산업구조 다변화, 강소기업 육성 등 '창조경제'에 올인하면서 철강산업을 홀대하고 있는 포항시 경제정책이 이같은 상황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국제강은 4일 포항 제2후판공장 폐쇄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가동 중단을 검토 중에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제2후판공장 폐쇄가 설이 아닌 구체적인 검토단계라는 설명이다.

후판은 한때 동국제강 포항공장의 주력 제품으로 동국제강은 1990년대 포항에 연산 60만t 규모의 제1후판공장과 190만t 규모의 제2후판공장을 잇달아 건설했다.

철강 경기가 나빠지자 지난 2012년 제1후판공장을 폐쇄했으며 이번에 제2후판공장까지 접게 되면 직영직원 100명은 인천·당진 등으로 배치되지만 협력사 5, 6개사 직원 300여명은 실업자 신세가 된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특수강 전용라인을 신설한다는 명목으로 75t 전기로와 철근라인을 폐쇄하고 지난해 11월 21일자로 가동을 중단했다.

철근라인 근무인력 140명 중 절반인 75명은 당진제철소 등 타 공장으로 근무지를 옮기고 나머지는 포항공장 내 다른 부서로 이동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의 관심은 특수강 설비가 언제 들어오느냐인데 사측은 "구체적 일정과 투자 규모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셰일 가스에도 불황이 닥치면서 유정용 강관 등 파이프 생산업체들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세아제강을 비롯한 넥스틸, 아주베스틸 등 지역의 대표적 강관업체들은 구조조정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 생산량 감축에 들어갔다.

여기에다 포항철강공단 3단지 A기업은 최근 경기도 화성 등 계열사 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전할 경우 근로자 100여명과 그 가족 등 300여명이 타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포항시가 설득 끝에 포항시 북구 청하농공단지로 이전키로 하면서 문제가 일단락됐지만 철강업체들의 타 지역 이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철강업체들의 공장폐쇄, 타 지역 이전은 지역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포항시는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이라 치부할 뿐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지역 경제전문가는 "포항시는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지역경제의 기반인 철강산업을 근간으로 산업구조 다변화, 강소기업 육성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재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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