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달 중순 계약 체결…위기극복 활로 역할 기대

검찰의 포스코건설 비자금 수사 등으로 늦춰졌던 사우디아라비아 국민차 사업과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이 다음달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사우디와의 이번 사업으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와 신뢰를 회복하고 위축된 분위기를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는 합작사업 협상을 일괄 타결하고 이르면 다음달 중순께 계약서에 서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달 초 PIF와 합작사업 계약을 맺을 예정이었으나, 검찰의 포스코건설 비자금 수사 등으로 지연돼 왔다.

포스코의 한 임원은 이에 대해 "현재 상황에서 큰 걸림돌이나 새로운 변수가 있는 건 아니다"며 "계약 상대방이 있어 시기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다음달 계약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하순 방한한 이브라힘 알 아사프 사우디 재무장관 일행은 서울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비공개 회동을 하고 합작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사우디 측에 수시로 수사 상황을 전하며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해왔다.

최근 포스코건설 수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사우디 측은 전임 경영진 때의 일로 사업 일정을 더 늦출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작사업은 사우디 정부가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해 산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건설, 자동차 등 주요 사업에 포스코가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PIF는 포스코건설의 지분 38%를 1조2천억원에 인수하고 포스코건설과 건설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해 사우디 현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은 PIF가 신설한 국영 자동차회사인 SNAM의 지분 15%를 600억원에 인수해 3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자동차 설계, 부품조달, 조립 등 국민차 생산을 위한 전 공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합작사업에 대해 "철강 업황 악화에다 검찰 수사까지 받으면서 위기에 봉착한 포스코에 활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6∼8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SNAM 주요 관계자와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지난 9일에는 사우디 측의 요청으로 국민차 사업에 필요한 인력 확보를 위해 한국에서 유학 중인 사우디 대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사우디국민차 프로젝트 채용 박람회'를 송도 사옥에서 개최하는 등 합작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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