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플랜텍, 워크아웃 등 기업회생절차 추진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 논의가 포스코그룹 전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플랜텍 문제는 포스코그룹의 신용도를 심각하게 훼손, 계열사 대출이자율 상향 조정 등 경영상 불이익을 수반할 것으로 보여 포스코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포스코플랜텍이 기업회생절차(워크아웃,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플랜텍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되면 포스코 손자회사인 포스하이알이 지난달 30일 광주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 한 데 이어 두 번째가 된다.
최근 검찰 수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포스코 그룹에 계열사 연쇄 신용등급 하락 등 또 다른 파장을 불러 올 전망이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천153억원, 영업손실 187억원, 당기순손실 721억원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실적 악화에 빠져 있는 상태다.
지난해 그룹의 자금 수혈로 737%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246%까지 낮아졌지만 지난 1분기 다시 438%까지 높아졌다.
최근 인력구조조정과 울산공장 폐쇄 논의 등 자구노력이 진행됐지만 무역어음대출 원리금 미상환 이슈 등이 터지면서 자체적으로는 정상화를 꾀하기 힘들어졌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포스코플랜텍을 살리기 위해서는 대주주인 포스코의 증자나 지급보증 등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에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지 않을 방침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에 2013년 700억원, 2014년 2천900억원 등 모두 3천600억원의 유상증자 참여로 유동성을 지원했으나 회사 경영상태가 나아지지 않고 있는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2일 포스코플랜텍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CCC'에서 'C'로, 기업어음 신용등급도 'B'에서 'C'로 각각 내렸다.
하루 전인 21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포스코플랜텍을 부실징후기업 대상으로 분류했다.
포스코가 자금 지원을 포기하고 포스코플랜텍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갈 경우 포스코 이미지에 미치는 악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들이 그룹 전 계열사 신용등급 평가에 참고하는 포스코의 '유사시 재무적 지원 가능성'을 전면 재검토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계열사가 포스코를 배경으로 자체신용도 이상의 등급을 받고 있어 강등 후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금융권의 판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처리방향은 간단히 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주주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상황여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대한 부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포스코의 설명에도 포스코플랜텍 부실에 따른 피해 규모를 빠른 시간내 얼마나 적게 발생하게 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룹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는 카드가 그리 많지 않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편, 포스코플랜텍은 기업 워크아웃과 관련해 한국거래소로 부터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상태이며 26일 12시까지 관련사안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예정이다.
△ 포스코플랜텍은?
포스코플랜텍의 전신은 1982년 4월 1일 세워진 제철정비㈜다.
1984년 동양철관의 포항공장을 인수한 뒤 철구조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1985년 제철정비철구공업㈜으로 회사 이름을 바꾸고 집진기 사업추진반을 신설하면서 엔지니어링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1991년 5월 건설사업과 1994년 12월 환경사업을 포스코건설로 이관한 것을 비롯해 기타 사업분야를 구조조정하면서 회사의 사업영역이 크게 위축됐다.
1993년 동양기공을 합병하고 롤러 등 산업용 기계 생산을 시작했다.
1994년 1994년 4월 사명을 포철산기㈜로 바꾸고 기계제작 사업과 철강설비 엔지니어링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나갔다.
2010년 포철기연과 통합하면서 회사 이름을 지금의 ㈜포스코플랜텍으로 변경했다.
포스코플랜텍은 2013년 포스코가 지난 2010년 인수한 성진지오텍을 흡수 합병했다.
합병 이전 포스코플랜텍은 2012년 매출 5천232억원, 영업이익 253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견실한 업체였지만 합병 이후 매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플랜텍의 주력 사업은 플랜트 관련 설비를 생산하는 일이며 제철 분야에 사용되는 롤러 등 산업용 기계도 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