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뿐 아니라 평일도 영향

▲ 지난 20일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은 평소 주말 북적이던 모습과 달리, 적막함만이 감돌았다.
"몇 주 전만 해도 손님들에게 후식 줄 시간마저 없이 바빴는데 이제는 그런 여유도 생겼네요."

지난 20일 오후 1시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은 구름이 많이 껴 흐린 데다 비까지 내린 탓에 주말 오후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더욱이 주말이면 전쟁터 같던 여객선터미널부터 두호동 주민센터까지 펼쳐진 공영주차장은 총 195면 가운데 주차된 차량보다 비어있는 면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또한 가족 단위나 연인 등의 발길이 이어져 발 디딜 틈이 없던 바다시청 근처는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을 하는 일부 시민들만 보일 뿐 대체로 한적했다.

앉아 있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던 주차요원들도 형광 비옷을 입은 채 하염없이 차량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여성 주차요원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여파로 이번 달 초부터 점점 줄어들더니 지난 12일 기계고 교사의 확진 판정 이후 평일에도 주차 이용객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 같다"면서 "오늘은 날씨까지 안 좋아 이용객이 더 적다"고 귀띔했다.

사정은 카페를 비롯해 식당가 등도 마찬가지였다. 손님으로 북적거려야 할 카페는 테이블 20여개 중 창가 쪽에만 손님이 2~3팀 앉아 있을 뿐 빈자리로 가득했다.

환호해맞이공원 방면으로 길게 줄지어 늘어선 횟집들도 밖에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예전 모습과 달리, 문밖에 대기하는 손님을 찾기 힘들었다.

2주 전만 하더라도 주말에 1시간가량 기다린 끝에 식사할 수 있었던 A 식당은 평소 1, 2층 모두 손님으로 꽉 차 시장통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점심시간임에도 불구 1층은 텅 비어있었으며, 2층의 경우 2~3팀만 식사를 할 뿐 정적이 흘렀다.

이로 인해 얼굴 보기 힘들었던 조리사 몇몇은 아예 밖으로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손님들은 조용하게 식사 등을 할 수 있다며 대체로 긍정적인 태도를 내비쳤다.

주부 배모(31·여)씨는 "평소 같으면 영일대 식당가는 발 디딜 틈이 없는데 날씨 탓인지 메르스 영향인지 조용하다"며 "우리 입장은 주문한 음식이 빨리 나오고 조용히 식사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A 식당 종업원은 "주말은 특히 손님이 많아 음식 나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손님의 불만이 많았다"며 "메르스 때문인지 몇 주 동안 손님이 절반 넘게 줄어 불만을 제기하는 손님도 덩달아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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