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업 신상품 '아열대 작물' 연구·정책지원 필요

▲ 농협유통 서울 양재점 열대과일 코너에서 여성들이 용과(좌)와 망고를 들고 있다. 농협 하나로유통 제공

우리나라는 기후학자들에 의해 정해진 기후구분에 의하면 온대기후지대로 구분된다.

보통 온대지방이라고 하면 지리적으로는 남북회귀선과 남북극권 사이에 위치한 중위도 지방으로 4계절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2020년경부터는 남부해안 뿐 아니라 남부지방까지, 2070년에는 한반도 이남이 아열대 기후대에 편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의 기온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동남아가 원산지인 아열대 과일의 재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아열대 과일이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농가소득을 높여줄 새로운 농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지만 재배기술과 비용 등 해결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감귤, 사과, 포도, 단감, 배, 복숭아가 우리나라의 대표 '6대 과일'인데 이 같은 전통적인 과일 시장의 틈새를 노리는 게 망고와 용과 등 아열대 과일이다.

여주는 맛은 쓰나 당뇨와 비만에 탁월하며, 공심채는 속은 비었지만 칼슘, 비타민, 섬유질이 풍부하며, 차요테는 특이한 모양과 사각사각한 식감을 자랑 하며, 식용뿐만 아니라 관상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아티초크는 귀족들이 즐겨 먹었던 식용 꽃이며, 파파야는 소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인디언시금치, 모로헤이야, 오크라는 자양강장에 좋은 열대 채소 3총사라 불릴 만하다.
 

과일로는 열대 과일의 대명사인 망고, 용의 여의주 용과, 숲속의 버터인 아보카도, 새콤달콤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시계를 닮은 꽃이 피는 패션프루트,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올리브, 양귀비가 즐겼다는 리치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물이 될 것이다.

이러한 아열대 작물들은 항 노화(anti-aging), 성인병 예방 등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강력한 건강 기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각종 언론에서 다양한 기능성이 소개되고 홍보되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농가의 입장에서는 유통의 대부분을 직거래에 의존해야 할 만큼 시장이 협소 하고 판로가 가장 큰 걱정거리이며, 최근 생과 및 건과의 수입이 증가하는 것도 위협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남아로부터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결혼 및 귀화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점은 아열대 작물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제 아열대 작물을 단순히 이색적인 외래의 농산물을 넘어 우리 농업의 시장을 풍부하게 하는 신상품으로 취급해야 할 때가 왔다. 이를 위해서는 고유 품종의 개발, 병해충 대책, 좁은 시장의 해결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열대와 온대사이의 기후를 아열대라고 보통 이야기하는데 지역적으로는 열대와 온대사이의 지역(위도 25~35°사이)에 위치 한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 전역(산간 제외), 남해안 일부가 해당되는데 최근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열대과일들이 재배되고 있다.

대표적인 아열대 채소로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여주를 비롯해서 공심채, 차요테, 아티초크, 오크라 등을 꼽을 수 있고, 과일로는 망고, 용과, 아보카도, 패션프루트, 리치 등이 있다.

바나나는 제주지역 2농가가 연간 85t 생산하고 있고 애플망고(제주, 전남 고흥, 경남 통영) 백향과(제주, 전북 남원, 경북 김천·구미)파파야(전남 곡성)구아바(경남 의령, 경북 일부) 아마란스(전북 순창, 강원 평창, 경북 일부) 퀴노아·얌빈(경북 일부) 공심채(부산 등)레몬은 제주 등 국내 7개 농가에서 연간 50t을 생산하고 있다.

쓴맛 때문에 '쓴 오이' 또는 '쓴 멜론'이라 부르는 여주는 당뇨와 고혈압 등 성인병에 좋다고 알려진 카란틴과 식물인슐린이 많이 들어있어 최근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멕시코를 비롯한 열대아메리카가 원산지로 박과채소에 속하는 차요테는 영양성분으로는 칼륨이 특히 많고, 비타민C, 엽산, 비타민B6, 마그네슘 등의 함량이 풍부하며 맛은 맵지 않은 무와 같다.이와 함께 아열대 과일로는 망고가 과즙이 많고 단맛과 향이 뛰어나 입 안 가득 풍미를 느끼게 해주며, 풍부한 영양성분과 기능성 물질도 많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패션푸르트는 백가지 향과 맛이 난다고 '백향과' 또는 여성에게 좋은 비타민 C가 많고 노화방지 효능이 있어 '여신의 과일'이라고도 불린다. 오독오독 씹히는 씨와 새콤달콤한 과육이 들어있는 열매는 즙이 많고 당도가 높으며(14~19%) 산 함량도 많은 편(2.5~3.8%)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성 아열대작물은 항 노화(anti-aging), 성인병 예방 등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강력한 건강 기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당뇨에 좋은 여주, 고혈압에 좋은 차요테, 비만을 줄이는 아티초크, 소화에 좋은 파파야, 변비에 좋은 오크라 등을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물의 대부분을 직거래에 의존할 정도로 시장이 협소하며, 농가의 입장에서는 판로가 가장 큰 걱정이다.

기존 도매시장, 농업인 장터 등을 경유하여 대량으로 판매하기에는 대중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아열대 작물은 경색되어 있는 우리 농산물 시장에서 소비자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상품이자 차별화된 틈새시장의 아이템이다.

이를 위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한 품목은 언론과 대형유통업체와의 협업, 소량 생산품목은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한 소비자 인지도 향상이 중요하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아열대 과일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종우 농협 하나로유통 부장은 "농협 유통이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고 기존 바나나·파인애플에서부터 망고·레몬·백향과·용과 등으로 구색을 넓히고 있다"며 "최근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도올 6월부터 통영산 애플망고, 경북 김천·구미산 백향과 를 판매하고 있고 멜론 등은 전남 담양·곡성산에서 강원 양구산으로 다변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산하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는 미래 농업에 대비하기 위해 온난화에 따른 품종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 품종을 육종하는 데는 적어도 15∼20년이 걸리는데 온난화로 농산물 '재배적지'가 변하는 상황에서 품종, 파종시기, 농사방법 등의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온난화대응연구센터는 아티초크, 인디언 시금치, 여주, 강황 등 아열대 채소는 물론 망고, 아보카도, 패션 프루트 등 아열대 과일을 들여와 환경 적응성을 평가하고 생산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자료·사진/국립원예특작과학원·농협 유통>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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