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위기 '실크로드 경주 2015' 개최도시 시민들 책임의식 갖고 구름관중 모을 고민 함께 해야

▲ 황기환 동해안권 본부장
지난달 21일부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에서는 '유라시아 문화특급'이라는 주제로 '실크로드 경주 2015'가 열리고 있다.

59일 동안 열리는 이번 행사 기간 동안 40개국 1천500여 명의 외국인을 포함해 총 1만여 명이 참가해 국제적인 문화축제로 진행된다.

하지만 150억원 가까운 행사 비용에 비해 볼거리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퍼지면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볼거리로 조직위가 강조하고 있는 '그랜드 바자르'의 경우 참가국가의 특성을 살리는 것 보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물품을 파는 곳에 불과 하다.

한민족 문화관 등 일부 프로그램들도 박물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관람형 프로그램 수준으로, 체험을 원하는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비싼 입장료를 내고 엑스포공원을 들어와도 볼만한 공연이나 체험형 프로그램은 대부분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저런 문제점이 관람객 저조로 이어져 오랜 시간 총력을 기울여 '실크로드 경주 2015'를 준비한 관계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실제 개막식 날 입장객 수는 지난 '2011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1만3천여 명의 절반 수준인 7천여 명에 불과했으며,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하루 입장객 수가 900여 명에 그쳤다.

조직위는 개막 후 지난 3일까지 총 17만5천여 명이 입장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하루 1만2천여 명이 행사를 관람한 것에 불과하다.

지난해 경주황성공원 일원에서 11일 동안 열린 '이스탄불 in 경주'의 하루 6만3천여 명과 2013년 터키서 23일 동안 개최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의 하루 관람객 20여만 명과 비교할 경우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2011년 '천년의 이야기-사랑, 빛 그리고 자연'을 주제로 60일간 열린 '2011경주세계문화엑스포'도 총 155만여 명이 입장해 하루 2만6천여 명을 기록했다.

개막식을 앞두고 북한 도발로 인한 대통령 참석 불발과 태풍 고니로 인한 휴관 등 초반에 발생한 악재 때문으로 치부하기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실크로드 경주 2015' 행사 기간이 아직 40여일이나 남아 있다.

경주엑스포는 남은 기간 더 많은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찾을 수 있도록 홍보와 프로그램 보강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그랜드 바자르'에서 판매되고 있는 음식을 다양화 하고,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공연과 주제관의 내용도 보강해야 한다.

추석 명절과 학생들의 단체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인기 예능프로그램 장소 제공 등 방송매체 노출도 적극적으로 노려볼만 하다.

이와 함께 경주시민 모두가 방관자 입장이 아닌 행사 개최도시 주민으로서 책임의식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시민 모두가 홍보 요원이 돼 경주를 찾는 국내외 모든 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천년고도 경주의 문화행사를 친절한 마음으로 소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축제가 성공하려면 축제의 주인공인 관람객들이 넘쳐나야 한다.

행사장에 구름관중이 몰리도록 주최측과 개최도시 시민들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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