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이익 지켜주는 공권력 공직자는 법 엄정히 집행하고 시민은 권위 존중하고 신뢰해야

▲ 조유현 세무사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에서 나온 평가로 '한국은 어두운 밤거리에서도 마음 놓고 활보할 수 있는 치안이 잘 된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는 보도를 몇 년 전에 보았다. 그런데 요즘은 대낮에도 내가 사는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 들어가는 게 겁날 정도가 됐다. 무고한 여성을 주차장에서 납치해 살해한 사건이 얼마 전에 있었는데, 유사한 강도, 납치, 살인, 성폭력 등 끔직한 범죄 소식이 사흘이 멀다 하고 들려 그렇게 됐다.

이번 사건의 범인을 검거하는 것을 보니 경찰이 맨손으로 격투를 벌이는 게 아닌가. 범인은 칼을 들고 저항했다고 한다. 흉악범을 검거하러 가면서 어째서 아무도 총을 소지하지 않았을까. 범인검거수칙 때문인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뉴스에서 보면 미국에서는 총으로 제압해 안전이 확보된 후에 수갑을 채운다. 우리는 왜 그러지 않는지, 지금도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살인 등을 저지르는 사람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라 한다. 그런 사람 한 명이 여러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어 사회가 불안해진다. 그러므로 범인은 우선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제압해 격리시키는 게 필요하고, 치료와 인권은 다음 일이다. 그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들이 범인 검거 과정에 발생할지도 모를 우발적인 사고로 인한 여론의 비판을 의식해 총기의 사용을 피하도록 복무수칙을 만들었다면, 현명한 행정처리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소극적인 대응 때문인지 경찰 지구대가 술주정꾼들에 의해 기물이 파손되고, 경찰이 구타를 당했다는 뉴스를 자주 본다. 공권력의 권위가 존중 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대표적 사례이다. 그 외에도 민원담당부서에서 민원을 조용히 제기하면 안 되던 것도 고함을 지르고 난동을 부리거나 여러 사람이 떼를 지어 몰려가면 해결이 되는 관행도 공권력을 무력하게 만든다.

공권력이란 공동체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공직자들에게 부여된 권한이다. 공직자들이 직분에 충실하게 하기 위해 농사를 짓고, 상업 광공업 등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벌어드린 소득의 일부를 낸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직자는 법을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엄정하게 집행할 의무가 있고, 그렇게 함으로서 공권력의 권위가 서고 존중받게 되는 것이다.

시민은 공직자들의 권위를 존중하고 신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왜냐하면 시민이란 용어가 그것이 발생한 기원 전 그리스 도시국가에서 공공의 이익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라는 뜻이므로 시민권자의 의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복을 입은 공직자들은 국토방위나 치안유지 등 위험한 일을 책임진 사람들이므로 권위가 존중돼야 한다. 미국 드라마에서 여객기에 제복을 입은 군인이 타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안 기장이 '이 비행기 기내에 자랑스러운 군인 한 분이 타고 있다'고 소개하자 승객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는 장면을 보았다. 국방을 위해서 고생하는 분들에 대한 감사의 표현일 것이다. 그런 예우를 받으면 자부심이 높아지고, 애국심도 고양될 것이다. 공자님이 말씀하신 좋은 정치의 전범이 아닌가 싶다. 우리도 법이 입법취지대로 시행되면 정서법, 떼법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그런 사회가 오리라 믿는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