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경북북부지역 가뭄 원인은?

지난 여름부터 가을까지 계속되고 있는 가뭄의 원인으로 올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엘니뇨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감시구역내 5개월간 이용한 해수면 온도편차가 0.4℃이상 나타나는 달이 6개월이상 지속될 때 시작으로 보며, 기상이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의 경우 지난 2월부터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으며 지난 9월 13일~19일에는 편차가 2.4℃까지 벌어지면서 슈퍼엘니뇨로 불리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6월말을 전후해 세력이 커지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찬 성질을 띤 오호츠크해 기단을 만나 장마전선을 형성하지만 올해는 엘니뇨로 인해 장마전선이 제주도 부근을 맴돌아 마른 장마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당초 올 여름 많은 태풍이 우리나라를 덮칠 것이라는 예상도 엘니뇨로 인해 크게 빗나가면서 가뭄을 부채질했다.

지난 7월부터 때이른 태풍이 발생해 우리나라 부근으로 접근하면서 이같은 예상이 현실화되는 듯 했으나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커지지 않아 대부분 일본 동쪽 또는 동중국해 쪽으로 빠져나가 우리나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여기에다 지난 6월말부터 제9호 태풍 찬홈과 10호 태풍 린파, 11호 태풍 낭카가 잇따라 발생해 수퍼 태풍까지 우려됐지만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만 불안정하게 만들고 소멸됐다.

더욱이 이들 태풍은 한반도에 비를 뿌려줄 장마전선 활성화를 방해, 여름 가뭄을 부추켰다는 게 기상대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올해 대구·경북지역 장마는 36일간 지속돼 평년보다 4일 길었지만 실제 강수일수는 평년보다 1.4일 적은 15.0일에 불과했으며, 강수량도 평년평균 294.5㎜보다 99.4㎜ 나 덜 내렸다.

그나마 제12호 태풍 할롤라는 북상하며 북태평양 고기압을 밀어올려 단기간 장마전선이 활성화 됐지만 가뭄해갈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데다, 제15호 태풍 고니가 동해상으로 북상하며 뿌린 비도 경북동해안지역에 집중됐다.

가뭄은 9월 가을로 접어들면서 더욱 심해져 9월중 전국 평균 강수량은 평년 124.5㎜보다 무려 65% 나 적은 43.8㎜에 그쳤으며, 7~9월 합한 강수량 역시 평년 685.3㎜의 50%에도 못미치는 335.4㎜를 기록해 극심한 가을가뭄 현상을 빚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가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상청은 다음달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밝혔지만 평년 강수량이 46.7㎜ 수준이어서 해갈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뿐 아니라 하반기들어서도 엘니뇨가 강한상태를 보이면서 기상청마저도 올 겨울철 어떤 이상기후가 나타날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내년 봄까지 엘니뇨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엘니뇨가 올해 가뭄을 불러왔다고 명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맞는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봄까지 엘니뇨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해갈될 정도의 많은 비가 언제 내릴지 예측되지도 않아 가뭄을 이기기 위한 대책마련과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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