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관광단지 지정 40주년 낡은 시설 리모델링 추진해 급변하는 관광 트렌드 대응해야

▲ 황기환 동해안권 본부장
보문관광단지가 불그레한 빛으로 변하면서 가을이 내려앉았다.

8km에 이르는 호반길 가득 늘어선 왕벚나무와 느티나무가 울긋불긋 오색단풍으로 물들어 관광객들에게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해 준다.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장소 50곳에 이름을 올린 보문정 수목들도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아름다운 운치를 맘껏 뽐내고 있다. 이러한 보문관광단지가 관광단지 지정 40주년을 맞았다.

농민들의 풍년농사를 위해 만든 보문호수가 한국관광산업의 1번지로써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종합관광휴양단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국제적인 관광지로 떠오른 아름다운 보문단지를 곁에 둔 경주시민들은 커다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듯 하다. 최근 국내 제1호 관광단지로 지정된 보문단지에서 단지지정 40주년 기념식과 함께 경주가 국내 제일의 관광메카임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처럼 경주가 국내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잡기까지 보문단지가 견인차 역할을 한데 대해 이설을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스쳐가는 관광객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모든 조건을 갖춘 보문관광단지가, 경주 관광산업 발달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문관광단지는 고 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경주관광종합개발 계획을 확정하고, IBRD 차관협정으로 사업비를 확보한 후 1975년 국내 관광단지 1호로 지정받았다. 그 후 경주관광개발공사를 설립하고 육부촌, 선착장을 비롯한 기반시설과 민간기업에서 건립한 조선·도쿄호텔을 완공한 후 1979년 4월 개장했다.

개발면적 851만여m에 종합휴양지 조성을 목적으로 개발된 보문관광단지는 경주지역 역사적 특성을 살려 고대와 현대가 잘 어우러지도록 조성됐다.

현재 동사무소, 파출소 등의 공공시설과 각급 호텔 8개, 콘도미니엄 5개를 비롯한 20개 숙박시설에 총 4천여 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여기다 경주월드, 경주하이코, 신라밀레니엄 등 다양한 시설이 아름다운 보문호수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경주 유적지 관람에 나선 관광객들이 편안히 쉬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거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경주를 찾는 연간 관광객 중 70%가 넘는 850여만 명이 보문관광단지를 찾을 정도로 유명 관광지가됐다.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인근 지역인 북군지구와 숲머리지구, 그리고 보불로 주변에 대규모 식당가도 자연스럽게 생겨,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 마라톤 등 다양한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도 가능해 글로벌 경주를 앞당길 수도 있다. 보문단지가 경주 관광산업 발달에 주도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보물단지'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 전세계 관광객들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느끼지 않고 안락한 체류형 관광이 가능하도록 관광산업 종사자들의 친절서비스 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할 때다.

막걸리에 파전보다는 인스턴트식품을 선호하는 관광객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40년 된 낡은 시설들에 대한 리모델링도 빨리 추진해야 한다.

급변하는 관광 트렌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국내 제일의 관광메카 명성도 모래성처럼 쉽게 허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