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호텔 등서도 감지, 기상청 등에 문의 전화 빗발쳐

14일 새벽 일본 규슈 서쪽 해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제주도에서도 고층 건물이 수십 초간 흔들려 잠자던 주민과 관광객들을 깨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으나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은 이날 오전 5시 51분께 일본 가고시마현 서남서쪽 193㎞ 해역(북위 30.90도·동경 128.70도)에서 7.0 규모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 육상에서는 남동쪽으로 약 320㎞ 떨어진 지점이다.

이 지진으로 제주도내 고층 건물 등이 수십 초간 흔들려 제주지방기상청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등에 지진 발생 여부를 문의하는 전화가 폭주했다.

제주시 아라동의 김모(57)씨는 "아파트 8층에서 침대가 30초가량 흔들려 잠에서 깼다"라고 말했다.

제주맘 카페에는 "9층 사는데 어항 물이 출렁거렸어요", "외도동 10층인데 집이 흔들려서 일어났어요", "바로 누워 있었는데 내 몸이 출렁출렁 거렸어요", "노형동 15층 사는데 현관문 풍경이 딸랑거렸다", "밖으로 나가야 하는 건 아니죠?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닌가 봐요"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관광객이 "해비치리조트에서 자고 있다가 침대가 흔들려서 놀라서 깼습니다. 후덜덜∼"이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에서는 진도 3 정도의 진동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진도 3은 고층건물에서 흔들림을 느끼는 정도며, 국내에는 쓰나미·해일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문의 전화가 많이 왔으나 현재까지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2000년대 들어 제주도 일대에서도 지진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기관이 장비를 갖춰 공식적으로 지진을 관측, 발표하기 시작한 1978년 이후 제주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은 1993년 3월 28일 오전 10시 16분께 제주도 서쪽 230㎞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5의 지진이었다.

2000년 이후 규모가 가장 컸던 것은 2008년 5월 31일 오후 9시 59분께 제주시 서쪽 78㎞ 해역(북위 33.50도·동경 125.69도)에서 발생한 규모 4.2의 지진이었다.

올해도 8월 3일 오전 10시 11분께 서귀포시 성산 남동쪽 22㎞ 해역(북위 33.26도·동경 127.06도)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해 주민들이 창문이 흔들리는 걸 느끼기도 했다.

이 밖에도 2005년 6월 15일 오전 7시 7분께 서귀포시 서쪽 41㎞ 해역(규모 3.7), 2011년 2월 27일 오후 6시 50분께 제주시 서북서쪽 57㎞ 해역(규모 3.7) 지진 등 규모 3을 웃도는 지진이 수차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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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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