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대화·소통의 자리 향기나는 카페 축제 열면 문화 시너지 효과도 클 듯

▲ 하재영 시인
정말일까. 세계 농산물 교역량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이 커피란 사실이.

그 커피를 소비하는 곳은 가정이면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카페다. 커피와 카페는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면서 커피는 오늘날 우리나라 사람이 쌀밥보다 많이 애용하는 기호식품이 됐다. 예전에는 신도시가 들어서면 식당이 먼저 들어섰지만 지금은 커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카페가 들어선다.

내가 살고 있는 강변 효자마을에도 커피 전문 카페가 하나, 둘 들어서더니 이제는 그 숫자를 한 눈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그러니까 카페 옆집도 카페고, 그 건너도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가 들어섰다.

세계 최초의 카페는 1554년 이스탄불(당시 콘스탄티노플)에서 '차이하나'란 이름을 걸고 생겼다고 한다. 여기서 출발한 카페는 프랑스로 넘어가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가 즐겨 찾았던 프로포크란 이름의 카페로 발전하게 된다. 323년 전인 1692년이었다. 카페는 17세기 런던과 파리를 중심으로 발전했으며 정치·문화의 중심 역할을 했다. 처음에는 커피만 취급하다가 나중에는 빵 종류도 팔면서 카페는 대화와 토론의 중심지가 됐다.

카페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것은 커피일 것이다. 유럽 여행 중 고속도로 휴게소(카페)에서 휴식하는 사람들이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시는 것을 보았다. 덩치 큰 사람들이 작은 잔으로 마시는 것을 보면서 나 역시 그것을 몇 번 마셨던 기억이 있다.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어로 '급행'이란 의미를 갖고 있는데 주문하면 바로 추출해서 나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거기에 적당량의 물을 부으면 우리가 흔히 찾는 아메리카노가 된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일반화되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흘렀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것은 서양 열강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1860년 전후로 여긴다. 고종 황제가 커피를 즐겼다는 기록도 있다. 물론 다방(茶房)은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왕실에서 약차를 달이는 곳을 다방이라 불렀다고 하니 우리나라 카페의 유래는 유럽보다 오래전으로 올라간다.

카페 천국이란 말이 그리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지금 우리나라 곳곳에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카페가 문을 열고 있다.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독특한 스타일로 카페를 열고 있다. 카페는 대화의 자리며 소통의 공간이다. 형산강 강변 효자지역 역시 프랜차이즈도 있지만 독자적인 이름을 걸고 문을 연 카페도 꽤나 보인다. 강변이라는 이점과 주차 공간이 시내 중심가보다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일 것이다. 한 해를 보내는 12월, 아니면 새해를 맞는 정월, 카페 축제를 열면 어떨까. 이는 문화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60, 70년대 예술인들이 활동공간으로 활용했던 다방처럼 카페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으레 봄, 가을 관(官)의 주도로 치러지는 대규모 행사보다 연말연시 소규모 사람들이 어울려 미술품 감상, 시 낭송, 음악 감상 등의 카페 축제가 해마다 열리고 정착된다면 그 자체로 시민들은 행복할 것이며 예술적 안목도 높아질 것이다.

그런 카페 축제는 독특한 향내를 풍기면서 지역문화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다. 그것은 효자지역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지역에서 독특하게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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