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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와 철강산업
한·중 FTA와 철강산업
  • 은호성 한국은행 포항본부장
  • 승인 2015년 12월 08일 21시 41분
  • 지면게재일 2015년 12월 09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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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적인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 고부가가치 강종 경쟁력 강화 등 중국 철강업 기술추격 대비해야
▲ 은호성 한국은행 포항본부장
한·중 자유무역협정이 최근 국회 비준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르면 연내에 한·중 FTA 가동도 가능해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그나마 한 줄기 빛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이번 한·중 FTA로 향후 5년 동안 우리나라 GDP가 0.95∼1.2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의 체결은 일반적으로 해당국의 수입 경쟁산업에 대한 보호를 줄이는 대신 수출산업에 대한 상대국의 보호를 줄이게 된다. 따라서 자유무역협정의 체결로 피해를 보는 산업과 이득을 보는 산업의 명암이 교차한다. 하지만, 자유무역은 생산과 소비 왜곡의 제거 등을 통해 경제의 후생을 증대시킨다. 따라서 관건은 자유무역협정의 체결로 수혜를 보는 집단이 손해를 보는 집단에게 적절한 보상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지역의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은 이번 한·중 FTA 체결로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 정부는 단기적으로 '중립', 장기적으로 '긍정'의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1994년부터 철강선진국인 미국, 캐나다, 일본, EU, 스웨덴 등과 함께 철강분야에서 관세를 거의 부과하지 않고 있다. 반면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이 취약한 철강제품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이 때문에 피상적으로는 이번 한·중 FTA 체결로 우리나라의 철강제품 대중수입은 별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철강제품의 대중수출은 유리해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철강산업의 대중국 교역현황 및 이번 한·중 FTA의 철강산업분야의 관세 인하 일정 등을 감안하면 상황을 낙관할 수 만은 없는 실정이다. 우선 우리나라의 대중철강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단기간에 관세가 철폐되는 형강 등 범용제품에서는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저가로 판매되고 있어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고 국내업체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고급철강제품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될 예정인데다 중국의 빠른 기술추격 등으로 장래를 낙관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철강제품의 대중수입에 미치는 영향은 표면상으로는 크지 않으나 FTA 체결을 계기로 중국이 철강유통망을 강화할 경우 저가 철강재 수입이 급증해 국내시장 잠식이 심화될 우려도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및 지역의 철강업계는 중국산 철강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에서 한·중 FTA 체결로 단기적으로 대중 철강 무역수지가 추가로 악화될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한·중 FTA가 우리 철강 산업계의 대응 여하에 따라서는 철강산업의 구조조정과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할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내재돼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철강업계는 탄력적인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의 채택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고기능성·고부가가치 강종의 경쟁력 강화 노력을 배가함과 아울러 중국 철강업의 빠른 기술추격에 대비해 연구개발 및 관련 투자를 통해 신제품 개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향후 중국의 성장전략이 내수시장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중국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내수시장 진출형 최종재 수출구조로의 전환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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