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 군위고 고종빈 군 서울대 수시합격

▲ 고종빈군은 사슴벌레가 태어나면 성장 과정을 일일이 관찰하고, 꼼꼼하게 일지로 정리해 '군위의 파브르'라고 불릴 정도이다. 사슴벌레 표본(사진 왼쪽)과 유충.

초등학교 시절부터 사슴벌레를 키워 온 시골 소년이 서울대에 합격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군위고 3학년 고종빈(19)군.

고군은 지난 8일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에서 2016학년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산림과학부에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

고군은 어릴 때부터 '곤충박사'로 통했다.

이번 산림과학부 특별전형에도 곤충 성장과정 자료 등을 대학에 함께 보내 서울대 입학이라는 소원을 이루게 됐다.

어릴때부터 곤충을 좋아하던 고군은 군위군 부계면에 있는 시골집에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사슴벌레를 키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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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위고 고종빈 군
고군은 지금까지 사슴벌레 수백마리를 키웠고, 친구 등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준 것도 적지 않다고 한다.

고군은 사슴벌레가 태어나면 성장 과정을 일일이 관찰하고, 꼼꼼하게 일지로 정리해 '군위의 파브르'라고 불릴 정도이다.

부계초·중학교를 나와 지난 2013년 군위읍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기숙사 생활을 했지만, 주말과 방학 때면 시골집에서 사슴벌레를 돌보면서 관찰해 왔다.

농사짓는 부모님이 "이제 고등학생이니 사슴벌레 걱정은 그만하고 대학 진학을 위해 공부 열심히 해라"고 했지만, 쉽게 마음을 접을 수 없었다고 한다.


고군은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사슴벌레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전문서적도 탐독했다.

사슴벌레에 관심 못지않게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학업에도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전 과목 교과 우수상, 영어·수학·과학 경시대회 입상 등 교·내외에서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고군은 "대학에서 곤충을 비롯한 산림자원 전반을 공부해 자연 생태계 산림보호 전문가가 되는 게 꿈"이라면서 "서울대 합격소식을 듣고 지금은 부모님도 대견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성(47) 담임교사는 "곤충 사육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종빈이는 끈기와 호기심을 잃지 않았다"면서 "관심 분야를 꾸준히 공부하면서 대학에 진학할 기회가 있다는 게 무척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이만식 기자
이만식 기자 mslee@kyongbuk.com

군위 의성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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