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영천 무시하는 처사" 진출입로 설치 요구 시공사 "수요에 비해 비싼 공사비 때문에 계획 없어"

상주~영천 고속도로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영천시민단체가 나서 영천시 화산면 암기리 부근 영천(대구~포항)방향 진출입로가 없어 진출입로를 요구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포항 방향은 진출입로가 모두 설치, 영천을 무시하는 처사다고 성토하고 있다.

상주~영천 고속도로는 총 연장이 94km이며 이중 영천은 36km가 구간에 포함됐다.

영천 구간은 북안면 임포리에서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되는 JCT(합류점. 분기점)가 있으며 동부동 유진정밀 부근에 동영천 IC, 화산면 암기리 부근에 포항으로 진출입하는 화산JCT, 신녕면 연정리 부근 신녕IC가 생긴다.

당초 이런 설계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북안면 주민들은 북안면 일대에 진출입로가 없는 것을 알고는 사업 초기 2012년 북안면 발전위원회와 이춘우 시의원이 나서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등에 적극 건의, 북안면 내포리 일대 간이 IC설치를 허가받고 현재 일반공정과 마찬가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을 지켜본 시민단체와 언론에서는 "상주~영천 고속도로 이용 시 동부동 IC에서 올리면 바로 상주방향으로 계속 올라가야 한다. 화산 부근에서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이용해 포항으로 가고 오는 길은 없으며 대구로 가고 오는 길도 없다. 포항에서 오고 가는 차는 대구~포항고속도로와 자연스레 접속하도록 상주~영천고속도로를 연결하는 JCT를 잘 만들고 있다. 그러나 영천은 아예 여기서 제외됐다. 이는 영천을 무시하는 처사다"면서 "시민들의 편리도 생각지 않을 뿐 아니라 앞으로 화산면 암기리 일대 MRO 센터, 경제자유구역, 항공전자단지 등이 들어서게 되면 바로 진출입을 이용하지 못한 불편과 경제적 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 지금 공사 중일때 공사비가 많이 들어가더라도 미래를 보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민단체와 언론사 기자 등 5명은 지난 14일 매산동에 위치한 상주~영천고속도로 9공구 두산건설 현장에 찾아 현황을 문의했다.

이 자리에서 9공구 현장소장은 "우리 구간은 아니다. 그러나 현황은 설명해 주겠다."면서 "당시 이런 문제점 건의가 몇 차례 있었다. 영천시 건설과에서도 잘 알고 있다. 민자 고속도로는 비용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수요에 비해 공사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공사 측에서도 기존 북영천IC, 청통와촌 IC 등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는 분석 자료도 있다. 그래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명을 듣고 나온 시민단체와 언론사 기자 등은 이틀 뒤 포항으로 가는 화산JCT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신녕면 대우건설 현장 사무소를 방문했다.

대우건설 현장 담당자는 "영천시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건의하기도 했다. 2014년 8월 영천시 건설과 공문에도 잘 나타나 있다며 공문을 보이고 설명했다. 또 현재로선 수요가 없기 때문에 영천 JCT를 건설하지 않는다. 다만 향후 수요가 늘어나면 건설하도록 설계상 선을 모두 빼놓고 있다"면서 "상주고속도로 위에서 대구방면을 이용하지 못하지만 대구방면과 포항방면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기존 북영천 IC와 청통 IC를 이용하면 훨씬 더 거리가 단축되고 비용면에서도 절감이다, 이런 자료도 모두 분석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시민단체는 "화산(포항가는) JCT 상세 설계를 보니 요금 정산소도 이제는 필요 없다. 요금정산소 밑 부분에 간선을 하나 내면 상주고속도로 하행선로에서 빠져나가는 출구는 간단히 해결되는 것 같다. 이 선을 연장하면 대구로 가도된다. 그리고 반대쪽 차선도 마찬가지다. 700m정도만 연결하면 포항으로 갈 수 있으며 이 선을 더 연장하면 암기리 부근 사람들도 상주고속도로에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 뒤 "시공사에서는 수요가 없다는 것을 너무 강조하고 있다. 국책사업은 수요보다 시민들의 편리, 그리고 미래를 볼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다. 시공사와 백번 이야기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시민들의 편리를 위해 국토교통부 지방정치권 등에 끊임없이 당위성을 설명하는 건의문을 전달하는 등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상주~영천고속도로 전체 주관사인 대림산업 현장소장은 "지금으로선 어려우며 수요를 생각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기택 시의원은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일인데 수요를 너무 강조하는 바람에 강하게 건의하지는 못했다. 이번기회에 시민단체와 합심해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지역의 정치 인맥과 중앙 정치권을 통해 최대한 관철토록 해야 한다"면서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영천의 미래도 생각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