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부 경주시의원들이 특정 예비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 '줄서기 정치'란 비난과 함께 경주시의회가 사분오열됐다.

경주시의회 박승직, 정문락, 최덕규 의원 등 3명의 시의원은 13일 경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석기 새누리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이들 3명의 시의원들은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은 다수의 시민이 지지하고 성원하는 후보자와 함께 지역현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새로운 발전 모델을 만들어 가야한다"면서 " 경주발전과 시민화합을 실현할 수 있는 분이 김석기 예비후보라 판단해 다가오는 총선에서 강력히 지지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는 중앙정부와의 소통과 신뢰가 있는 사람, 항상 열린 마음으로 집행부와 시의회, 시민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엘리트 경찰에서 일등 CEO로 탁월한 경영능력을 검정 받은 김석기 예비후보가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김석기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경주시도의원 4명 전원과 나머지 시의원 대부분은 '구태의연한 줄서기 정치,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이날 오후 발표하고 3명의 시의원을 성토했다.

도의원과 시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시민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행태는 경주를 혼탁선거로 만들어 민심은 사분오열되고 경주의 의회정치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며 "과거를 답습하는 구태정치에 통탄을 금치 못하며, 더 이상 특정후보에 줄서기 하는 후진적 관행을 끊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의원 줄서기가 과연 타당한지, 자신을 지지하게 만든 특정 후보가 과연 옳은지, 시민들께서 판단해 주시리라 믿는다"면서 "우리 도의원 및 시의원들은 구태의연한 정치적 줄서기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도 이러한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경주시의회는 총 21명의 의원 가운데 새누리당이 19명, 더불어민주당 1명, 무소속 1명이며, 이날 특정후보 지지를 선언한 시의원들을 비난한 시의원들은 새누리당 소속 14명이다.

한편 이날 새누리당 정종복 예비후보도 성명서를 통해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목적으로 특정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은 이미 주민대표로서의 위치를 상실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종복 예비후보는 이어 "시의원들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시민들을 분열시키는 행동을 할 때는 시민 여러분께서 호되게 꾸짖어 주시고, 당선만을 목적으로 지방의원들을 줄세우고 민심을 분열시키고 있는 예비후보는 시민들께서 준엄하게 심판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