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은 다가오는데…상인들, 불경기 한파로 울상

▲ 21일 오후 팔달신시장 한 상인이 손님의 발길이 끊어져 울상을 짓고 있다. 류창기기자 cool@kyongbuk.co.kr
야간 화재로 피해를 입은 대구 북구 팔달신시장 상인들이 설대목이 다가오지만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화재 이후 손님의 발길이 드문데다 온정의 손길도 적고 보험가입조차 하지 못해 삼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팔공산 미나리와 배추 등을 파는 지역 대표 채소 도매시장인 팔달신시장은 지난 16일 전기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상인회 추산 30여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

노점을 포함한 80개 점포 상인들은 화재로 인해 전기시설과 화장실 수도가 끊긴 상황에도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실질적으로 대구시 약사회가 200만원을 기증했지만 불경기와 한파가 겹치며 이들을 돕는 온정의 손길은 미약한 상황이다.

최범태 팔달신시장 상인회장은 "설연휴 대목이 다가오는데 상권 자체가 죽을까 걱정이다"며 "일단 구청에서 전기와 수도만이라도 도움을 주기를 바랄 뿐이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피해를 입은 시장 상인들 중 화재 보험에 아무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심순희(72·여)씨는 "우선 먹고 살기 바빠 보험에 가입할 여유조차 없었다"며 "누가 때려도 이렇게 마음이 아플 수 있겠냐"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북구청은 상인들을 돕기 위해 팔달 공영 주차장에 임시 시장을 열었다.

하지만 손님들이 주차장으로 가기보다 인근의 매천시장에서 채소를 사면서 노점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청 희망복지지원과는 시장이 북구에 있어도 시장 상인들 80%이상이 서구에 거주하고 있어 긴급구호 형식의 지원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은 일단 오는 6월 말까지 최대한 복구 작업을 벌여 시장을 재개설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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