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현장 - 따뜻한 제설로 폭설 녹인다
울릉도는 지난 6일간 110㎝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 그런데도 일주도로변 몇 곳을 제외하고 주요도로에는 대중교통과 차량 운행이 가능하다.
대중교통을 비롯한 차량은 일찌감치 스파이크 타이어를 장착해둬 운행에 큰 문제가 없다. 일주도로변은 월동장비를 장착한 5억짜리 제설차 4대가 쉴새없이 눈을 치워 차량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포크레인을 비롯한 중장비는 폭설 시 한몫 한다. 구간구간 쌓인 눈과 빙판 등을 제설하기엔 제격이기 때문이다.
또, 청소차량이나 물탱크 차량도 동원된다. 퍼담은 눈을 운반하거나 바닷물을 채워 도로에 뿌리며 제설에 속도를 올린다. 골목길 제설에는 맨홀 및 하수구 시설을 주로 사용한다. 맨홀 뚜껑을 개방시키고 눈을 담으면 하수구에 흘러나온 상온의 배출수가 이를 녹이기 때문에 골목길 제설에 용의하기 때문이다.
수십년 폭설을 겪으면서 울릉도 주민의 지혜가 만든 겨울철 제설 풍경이다.
도동리에 생필품 도소매점을 운영하는 윤모(44·여)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썬플라워호가 운항이 안돼 일주일에 한두번 운항하는 화물선으로 생필품을 수급하다보니 항상 부족했다"며 "또다시 일주일째 결항돼 냉동식품을 제외하고는 팔게 없다"고 푸념했다.
또, 볼일 및 출장 등으로 뭍으로 나간 울릉주민 200여명은 발이 묶여 가족과 생이별 중이다.
폭설과 고립 된 상황속에서도 따뜻한 마음으로 눈을 녹이는 단체가 있다.
울릉도 청장년층으로 구성된 (사)울릉청년단은 22일부터 손에 삽과 제설장비를 들고 혼자 기거하는 어르신 집을 찾아다니며 제설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군 및 공군 등의 군부대가 있지만 폭설 시 자체 제설작업을 우선으로 하는 지 보기가 힘들어 아쉽긴 하다.
울릉군 공무원들도 휴일을 반납한 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최수일 군수가 출장차 해외 방문했다가 기상악화로 발이 묶이자 부군수 체제로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민들도 이번 폭설에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겨울철 오징어 어군이 형성돼 조업을 꾸준히 했으나 폭설에 항구에 정박 중인 어선에 기계를 점검하는 등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폭설로 인해 눈무게가 쌓여 가끔 침몰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조업때 사용하는 전구와 어선 시설물을 점검을 한다.
이처럼 울릉도에는 1m가 넘은 폭설이 내려도 주민 모두가 동참한 제설작업으로 눈을 녹이며 따뜻한 설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