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술 동국대학교 농업안전보건센터장

올겨울 기온이 따뜻하여 겨울 같지 않다고 하는데 최근 최강 한파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반도의 한파는 북극 지방의 찬 공기가 제트기류를 뚫고 남하했기 때문이며, 북극의 지구온난화에 의하여 기상 이변이 발생하여 기후가 갑자기 급격하게 요동치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가 생긴 것이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바다가 더워지면서 온도 상승이 지속되는 현상이지만 한 편으로는 혹한도 찾아오게 한다. 기후변화는 자연적인 요인과 인위적 요인에 의하여 장기간 기후 상태의 변화를 의미한다. 자연적 요인에는 대기, 해양, 육지, 화산 분화, 태양활동의 변화 등이 있으며, 인위적 요인에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의 연소로 인해 강화된 온실효과, 산업화, 도시화 및 삼림파괴 등이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기후 변화의 개념을 3가지로 세분하였다. 장기간 기온이 상승하거나 하강하는 변화를 장기 경향(trend)이라고 하며, 지구 온난화가 대표적으로 이에 속한다. 지금까지 평균 상태와 다른 평균 상태가 지속되면 불연속 변화(discontinuity)라고 한다. 장기 경향과 불연속 변화를 제외한 규칙적이거나 불규칙적인 상태가 반복되면 변동성(variation)이라고 하며 엘니뇨가 이에 속한다.

세계보건기구는 기후변화가 인류 건강에 미치는 주요 영향으로 5가지를 지적하였다.

첫째, 기온 상승, 가뭄 및 홍수 등으로 식량 생산이 감소할 것이다.

둘째, 홍수로 인한 상·하수도 시설 훼손으로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질병이 증가할 것이다.

셋째, 물 부족이나 폭우로 인하여 오염된 물과 식품을 통해 확산되는 살모넬라증, 병원성 대장균증 등 식품매개질병이 증가할 것이다.

넷째, 온난화로 오존과 꽃가루가 증가하여 천식이 더욱 증가할 것이다.

다섯째, 기온 및 강우 패턴의 변화는 질병을 매개하는 동물 분포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환경부에서 법정 감염병 환자 발생 추이와 기후변화 관련성을 제시하였다. 말라리아, 쯔쯔가무시증, 발진열, 뎅기열, 세균성이질,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비브리오패혈증이 기후변화와 관련성이 높았다. 장티푸스, 백일해, 파상풍, 결핵, 한센병, 성홍열, 공수병, 풍진, 레지오넬라증, 브루셀라증, 장출혈성대장균은 기후변화와의 관련성이 낮았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수인성·식품매개질병, 곤충 및 진드기매개질병, 꽃가루매개질병  등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지리적 분포의 변화를 추적하며, 매개체 수와 지역분포를 파악하여야 한다. 감염병 예방관리에 필요한 과학적인 기술력을 발전시키고, 신종 감염병 발생을 인지하기 위하여 노력하자.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